국감장에 등장한 '벵갈고양이'

이색 국감현장

'동물원 탈출' 퓨마 사살 사건
문제점 따진 김진태 의원
퓨마 비슷한 고양이 데리고와


[ 하헌형 기자 ] “지난달 18일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와 비슷하게 생긴 동물을 가져왔습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총리비서실 대상 국정감사장에 벵갈고양이 한 마리를 데려와 눈길을 끌었다.

벵갈고양이의 철제 우리를 국감장 한가운데 놓은 김 의원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향해 “남북한 정상회담을 하는 날 눈치도 없는 퓨마가 탈출해 인터넷 실시간 검색 순위 1위를 차지했다. (퓨마 때문에)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소집된 게 맞느냐”고 물었다.

이어 “퓨마가 우리를 이탈한 지 1시간35분 만에 NSC가 열렸다”며 “지난해 5월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2시간33분 만에 회의를 연 것과 비교하면 더 민첩하게 청와대가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홍 실장은 “NSC가 소집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내가 회의 멤버이기 때문에 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또 “퓨마는 고양이과 동물 중에서도 가장 온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육사나 관람객을 살상하는 게 전혀 아니다”며 “열린 우리 밖으로 나간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18일 대전오월드 동물원에서 여덟 살 난 암컷 퓨마 ‘뽀롱이’가 우리를 탈출해 사살됐다. 인터넷에서는 ‘다친 사람이 없는데 왜 죄 없는 퓨마를 죽였느냐’는 동정론이 퍼지며 논란이 일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