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효주 기자 ] 국내 시계 시장에 수억원대 제품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브레게가 지난 10일 선보인 ‘레인 드 네이플 하이주얼리 커넥션’이 대표적이다. 시계판에 119개의 다이아몬드 알, 손목 전체에 220개의 진주가 박힌 이 제품은 3억원을 넘는다. 지난 6월에는 스위스 브랜드 피아제가 11억원대의 시계 한 점을 국내에 선보였다. 이들 시계는 모두 여성용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국내 고가 수입 시계 시장에서 여성 구매자 비중이 커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수입 시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올 들어 지난달까지 여성 시계 매출 비중은 38.3%로, 2016년(19.8%)에 비해 두 배 늘었다. 명품 시계 브랜드 피아제와 브레게의 올해 여성 시계 매출 역시 지난해보다 각각 20% 이상 증가했다.
경제 활동을 하는 여성 인구가 증가하고, 구매력이 커지면서 수입 시계 브랜드들은 여성용 상품을 강화하는 추세다.
시계알 지름이 40㎜를 넘지 않는 모델이 대부분이다. 예거르쿨르트의 ‘랑데부 나잇&데이 미디엄’(34㎜), 파레나이 ‘루미노르 두에 3 데이즈 오토매틱 아이치아이오’(38㎜), 태그호이어 ‘뉴 링크 레이디 쿼츠’(32㎜) 등은 여성 손목에 맞게 시계 사이즈를 줄였다. 이들 시계는 다양한 색상을 입히고 다이아몬드를 박는 등 주얼리 상품 못지않은 화려함이 특징이다.
명품 시계 브랜드는 여성 구매자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도 마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VIP 고객을 초청하는 행사에서 케이터링 등 여성들이 좋아하는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수입 시계 시장 규모는 2008년 2억9600만달러에서 지난해 7억2400만달러로 10년 새 244% 신장했다.
수입 시계가 인기를 끌자 롯데닷컴은 해외 시계 브랜드 전문관을 열었다. 태그호이어 오메가 에르메스 등 60여 개 시계 브랜드의 8200여 품목을 갖췄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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