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언더파 쳐 공동 4위 출발
쭈타누깐과 맞대결 1타 앞서
1인자 경쟁 유리한 고지 선점
日 하타오카, 7언더파 선두
강풍에 '쩔쩔'…언더파 20명뿐
[ 이관우 기자 ]
‘남달라’ 박성현이 라이벌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의 ‘1인자’ 경쟁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11일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에서다.
박성현은 이날 인천 서구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오션코스(파 72·6316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바람까지 분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버디 7개를 잡아냈지만 보기 1개, 더블 보기 1개를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7언더파를 친 하타오카 나사(일본)에게 3타 뒤진 공동 4위다. 한국계인 이민지(호주)가 박성현과 같은 4언더파를 기록했다. 대니얼 강(미국)과 찰리 헐(잉글랜드)이 5언더파 공동 2위다.
박성현과 한 조로 맞대결을 펼친 LPGA 시즌 상금랭킹 1위 쭈타누깐은 보기 2개, 버디 5개로 3언더파 공동 6위에 그쳤다.
전체적인 경기 운영은 좋았다. 첫 홀을 파로 막은 박성현은 2번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당겨진 탓에 3온 2퍼트로 보기를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3번홀(파3)과 5번홀(파5)에서 잇달아 버디를 잡아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어 7번(파5), 8번(파3), 9번(파4)에서 3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 기세를 올린 박성현은 12번홀(파3)에서 버디 한 개를 추가하며 5언더파 공동 선두까지 올라섰다.
바람이 강해진 오후 아이언샷으로 야심차게 그린을 공략한 17번홀(파3)이 아쉬웠다. 티샷이 바람에 밀려 벙커 턱에 깊이 박혔고, 이어진 벙커샷마저 그린에 이르지 못했다. 3m짜리 보기 퍼트까지 홀을 돌아 나오는 바람에 더블 보기를 적어내야 했다. 박성현은 “보기로 막을 수 있었지만 칩샷이 짧아 아쉬웠다. 하지만 짧은 파5가 남아있었고, 1라운드라는 생각으로 편하게 경기를 마무리하려 했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으로 당겨져 위기를 맞았지만 공이 카트도로를 맞고 튀는 행운으로 버디를 추가해 전 홀에서 내준 더블 보기의 아쉬움을 달랬다.
올 시즌 메이저 1승(KPMG위민스챔피언십)을 비롯해 3승(통산 5승)을 올린 박성현은 이번 대회까지 우승할 경우 세계랭킹 1위를 9주 동안 이어갈 발판을 다지게 된다. 쭈타누깐과의 1인자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박성현은 세계랭킹 1위를 빼고는 쭈타누깐에게 대다수 경쟁 부문에서 뒤처져 있다.
지난주 열린 UL인터내셔널크라운에서 4전 전승으로 한국팀 우승을 이끈 전인지가 2언더파 공동 11위에 올라 상승 기운을 이어갔다. LPGA에 직행할 여섯 번째 신데렐라를 노리는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지현(한화)이 3언더파 공동 6위로 선두권 진입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날 대회에선 13도의 쌀쌀한 날씨에 강풍까지 겹치면서 선수들이 애를 먹었다. 언더파를 친 선수가 20명 뿐이다.
인천=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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