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은 전날 루이스 비데가라이 멕시코 외무장관과 전화통화에서 최근 체결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중국을 겨냥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통화에서 "중국과 멕시코는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중대한 문제에 대해 서로 이해하고 신뢰하며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떠한 양자나 다자 무역협정도 제삼자를 겨냥해서는 안 되며 다른 국가의 정당한 권익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과 멕시코는 신흥시장국가에 속하므로 양측은 함께 다자주의를 수호하고 자유무역 체제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비데가라이 장관은 멕시코가 미국, 캐나다와 체결한 협정 내용을 소개한 뒤 "멕시코는 독립국으로 어떤 협정도 중국과 교역 및 투자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중국은 멕시코가 의지할만한 동반자로 멕시코는 중국과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왕이 국무위원은 지난 10일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과 통화에서도 자유무역을 강조하면서 미국을 겨냥해 보호주의와 이중적인 잣대를 반대한다고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캐나다와 중국이 함께 세계 자유무역 체계를 지키자면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을 정조준했다.
왕이 국무위원이 다급하게 캐나다에 이어 멕시코 외무장관까지 연쇄 통화하는 것은 이 협정에 중국을 강력하게 견제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협정에 참여한 3개 국가 중 어느 국가라도 '비시장 경제'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다른 국가들이 이 협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조항이다.
비시장 경제와 FTA를 체결하려는 국가는 협상 초기 단계에서 이를 다른 2개 국가에 통보해야 하며, 실제 FTA 체결 시에는 다른 2개 국가가 이 협정을 폐기하고 새로운 쌍방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
이는 사실상 비시장 경제로 분류된 중국을 겨냥한 조항이라고 할 수 있어, 중국 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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