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근호/추덕영 기자 ]
증시 불안에 투자자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 국내외 증시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줄줄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13% 가까이 추락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시가총액/자본총계) 1배라던 2260선이 깨진 뒤 2100선마저 위태롭다.
자동차와 조선 등이 먼저 무너진 데 이어 그나마 시장을 받쳐오던 반도체와 바이오, 미디어·엔터주 등도 흔들리고 있다. 믿었던 미국 기술주마저 조정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사방에서 포위 공격을 받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반등하더라도 짧은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피난처가 될 수 있는 종목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외 환경 악화와 기업 이익 하향 조정으로 4분기에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당분간 배당주나 내수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방어력 강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고배당주로는 KT, DGB금융지주, 삼천리, 한온시스템, 포스코 등이 꼽힌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방어주 중 업황 불확실성이 낮은 통신주, 금리 상승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은행주와 보험주를 추천한다”며 “스타일로는 성장주보다는 가치주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대외 변수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종목, 혹은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이 뛰어나 결국 상승 추세를 회복할 종목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SK와 GS,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GS건설 등은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 투자 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미국 소비 수혜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10월부터 미국의 연말 소비 시즌이 시작된 만큼 실업률 하락에 임금 상승까지 받쳐주면서 소비주 랠리가 펼쳐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영원무역, 한세실업, 태평양물산 등이 대표적이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에서 미국 소비와 관련한 국내 의류업종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폭발하는 미국 내 소비 수요와 달러 강세 효과로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의류 업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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