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팩토리에 '적정기술' 접목
'스마트미터' 印尼 의류공장 구현
"高비용 부담 中企에 필요한 기술
기업 특성 따른 맞춤형 지원 절실"
[ 장현주 기자 ] “중소기업도 적은 비용으로 최적의 효율을 내는 ‘적정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할 수 있다면, 해외 유명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지난 2일 출범한 서울대-아헨공대 스마트팩토리 공동연구단의 연구단장을 맡은 안성훈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사진)는 14일 “독일 아헨공대와 협력해 ‘적정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교수는 스마트팩토리 연구에 적정기술의 개념을 접목한 인물로 유명하다. 적정기술은 해당 지역의 환경·경제·사회 여건에 맞는 기술을 의미한다. 많은 돈이 들지 않고 쉽게 배워서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는 “저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대기업이 운영하는 스마트팩토리의 70% 수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많은 비용을 투자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은 적정 스마트팩토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안 교수의 적정 스마트팩토리 실험은 인도네시아를 무대로 이뤄지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해 7월 의류업체인 호전실업과 ‘산학협력 연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호전실업 인도네시아 의류 공장에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그는 스마트팩토리의 여러 연구 분야 중 스마트미터에 초점을 맞췄다. 스마트미터는 시간대별 사용량을 측정하고 이를 송신할 수 있는 전자식 전력량계다.
안 교수는 “재봉틀 등 제조 장비에 콘센트형 스마트미터를 연결해 사용하는 전기에너지를 측정한 뒤 통신센서로 전달하면 장비의 상태나 생산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산라인을 재배치하는 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안 교수는 탄자니아 음칼라마 마을에 설치한 10㎾급 태양광 발전 센터에서 스마트미터의 효과를 체감했다. 그는 “발전 센터 주변 마을에 스마트미터를 설치해 가구별 에너지 사용량과 태양광 발전 센터의 생산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했다”며 “이를 통해 국내에서 가구별 에너지 소비량과 발전 센터 생산량을 조절하는 등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안 교수팀은 직접 개발한 스마트미터를 가지고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는 “내년 초까지 1000개 이상의 재봉틀에 스마트미터를 설치하고 향후 인도네시아 5개 공장에 스마트미터를 모두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교수는 정부도 기업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2년까지 스마트팩토리 2만 개를 구축하는 등 양적인 수치에 집착하기보다는 기업의 성격을 고려해야 한다”며 “스마트팩토리가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업종은 지원 금액을 늘리는 등 기업별 맞춤 지원 제도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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