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옥상 맥주집 등 입주
공공디자인 부문 대상 받아
[ 이해성 기자 ] 지난달 서울 경의중앙선 신촌기차역 맞은편에 한 컨테이너형 건물이 문을 열었다. 최근 이곳을 지나는 젊은이들의 명소로 떠오른 상가 ‘박스퀘어’(사진)다.
박스퀘어는 서대문구가 도시재생 차원에서 43억여원을 들여 세운 공공임대상가다. 별 용도가 없던 작은 공터와 공중화장실이 있던 이곳에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임대상가를 짓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1층에 이화여대 근처에서 영업하던 노점상 23명이, 2층엔 청년창업가 16명이 둥지를 틀었다. 3층 야외옥상(루프톱)엔 수제맥주집이 들어섰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컨테이너 공공임대상가에 노점상을 입점시킨 것은 박스퀘어가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점포 크기는 평균 6.6㎡, 임대료는 월 7만~10만원 선이다. 임대 기간은 노점의 경우 제한이 없고 청년 점포는 최대 3년이다. 노점 점포는 연말까지 임대료를 면제했다.
닭꼬치 떡볶이 쌀국수 빵 커피 등 먹거리를 파는 코너와 화장품 액세서리숍 사주카페 등이 어우러져 있다. 2층 샐러드바 ‘와이키키파머스’를 운영하는 A씨(37)는 “개장 초기보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퓨전분식집 ‘야담’에서 요리에 한창인 대학생 청년창업가 B씨는 “하루 손님이 40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1층 테라스 공간에선 국내외 청년 음악인들의 버스킹 공연이 수시로 열린다.
건물 뼈대인 컨테이너는 폐기된 것을 수선한 뒤 조립하는 형식이 아니라 새로 디자인해 조달했다. 박스퀘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한 ‘2018년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에서 ‘생활 품격을 높이는 공공디자인부문’ 대상을 받았다.
박스퀘어 맞은편에 있는, 오랜 법정다툼 때문에 ‘유령건물’로 전락한 신촌역사엔 최근 이마트24가 문을 열었다. 연말엔 면세점도 들어설 예정이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박스퀘어가 침체된 이곳 주변 상권을 살려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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