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된 동인천역사 파산절차
신촌·창동역사는 법정관리行
졸속 개발에 상권변화 못쫓아가
동인천역사, 외환위기 후 쇠락
의류몰 들어섰지만 2007년 폐업
신촌역사, 10년 넘게 반쪽영업
이대 앞 상권 침체가 원인
2007년 착공한 창동역사
사업주관사 부도로 공사 중단
[ 황정환/김대훈 기자 ] ▶마켓인사이트 10월15일 오후 2시42분
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 위에 1989년 문을 연 동인천민자역사가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한때 인천의 핵심 상권으로 각광받았지만 최근 수년간 빈 건물로 방치됐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지난 4월 파산 신청을 했고, 법원이 지난달 이를 받아들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민자역사는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지만 신촌역사와 창동역사가 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동인천역사는 파산이 확정되는 등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민자역사 몰락 잇따라
민자역사 사업은 낡은 역사를 현대화하고 인근 상권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1986년부터 시작됐다. 역사 내 새로 지은 상업시설을 민간사업자가 30년간 운영하면서 국가에 점용료를 내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하 3층~지상 6층짜리 동인천역사는 서울역사에 이은 국내 두 번째 민자역사다. ‘양키시장’으로 불리던 중앙시장, 송현시장 등 전통시장과 애관극장, 미림극장, 문화극장 등 극장들로 둘러싸여 유동인구가 넘쳤다. 1989년 인천백화점이 들어선 뒤 한동안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진 데 이어 롯데 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의 진출로 입지가 좁아지면서 인천백화점은 2001년 문을 닫았다. 뒤이어 당시 유행했던 동대문식 의류상가 엔조이쇼핑몰이 들어섰지만 역시 2007년 폐업한 뒤 지금껏 건물 대부분이 빈 채로 방치됐다.
시련을 겪는 곳은 동인천역사만이 아니다. 이화여대 앞 상권에 2006년 세워진 신촌역사는 10년 넘게 ‘반쪽’ 영업을 이어가다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동대문 쇼핑몰의 대중화를 이끈 밀리오레와 영화관 메가박스가 입점하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지금은 메가박스만 명맥을 유지한 채 건물 1~4층이 모두 비어 있다. 이대 앞 상권이 홍대 이태원 등의 부상으로 쇠락한 여파가 컸다.
서울 지하철 1·4호선 창동역사도 지난해 12월부터 법정관리를 받고 있다. 2007년 공사가 시작된 창동역사는 사업 주관사가 잘못된 연대지급보증으로 부도를 내 공정률 27.57%에서 공사가 멈춘 상태다.
상권 분석 없이 주먹구구식 개발
민자역사가 시련을 겪는 것은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한 데다 쇼핑 행태의 변화를 잘못 읽어 상권 활성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한 부동산 금융업계 관계자는 “철저한 사업성 검토 없이 지역 정치인과 사업가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실패가 예고됐다”고 말했다. 신촌역사는 2006년 지방선거 당시 구청장 후보들의 핵심 지역개발 공약이었다. 창동역사도 2014년과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주요 후보들의 공약으로 제시됐지만 분쟁만 지속하다가 결국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노량진역, 천안역, 광운대역 등 착공하기도 전에 사업이 무산된 사례도 여럿이다. 이 중 노량진 민자역사 사업은 사기·횡령·배임 등의 전력이 있는 개발업자를 사업자로 선정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철도시설공단이 전문성 등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최고가를 써낸 곳을 시행사로 선정한 것도 부실의 한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모든 민자역사가 고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롯데, 한화, AK, 신세계 등 대기업 소유 백화점·대형마트가 입점한 일부 대형 민자역사들은 차별화된 경영 실적을 내고 있다. 유통 전문가들은 “민자역사 사업을 ‘상가 분양으로 대박을 내겠다’는 부동산 개발 관점으로 접근한 곳은 대부분 몰락한 반면 전문성을 갖춘 대기업들이 주도한 몇몇 곳은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고 했다.
한 파산 전문 변호사는 “부실화된 민자역사는 대부분 상권 분석 없이 쇼핑몰 면세점 등 천편일률적인 구조로 개발됐다”며 “동인천역사 파산을 계기로 올해 32년을 맞은 민자역사 사업 전반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정환/김대훈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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