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은 손해"…한국 유통기업, 중국서 철수 행렬

입력 2018-10-16 11:12   수정 2018-10-16 13:48


중국에 진출했던 국내 유통기업들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태 이후 실적 악화에 현지 매장을 철수하거나 법인을 없애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과 편집숍 네이처컬렉션의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 철수를 결정했다.

그동안 폅집숍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따라 더페이스샵 직영 매장을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했으나 실적 회복이 더디자 총 130여개에 달하던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대신 효율성 높은 온라인과 헬스&뷰티(H&B)스토어 왓슨스 등 최근 부상하고 있는 유통 채널에 집중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에 야심 차게 진출했던 홈쇼핑 업계도 철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021년까지 중국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고, CJ오쇼핑은 지난해 광저우 남방CJ를 철수하며 사업을 축소했다. 현대홈쇼핑 중국법인도 철수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그룹도 최근 중국 커피빈에 이어 상하이에서 운영하던 자연별곡과 애슐리 점포 5곳을 폐점했다. 실적이 부진한 외식사업을 접고 그룹 내 핵심사업인 소매, 패션, 유통 분야를 공략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역시 올해 상하이 패션 중심지 화이하이루에 위치한 에잇세컨즈 중국 1호점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철수했다. 대형 매장보다는 온라인과 쇼핑몰을 통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월 오뚜기도 중국 판매법인인 북경오뚜기를 청산했다. 지난해까지 중국 현지에 수입대리상을 두고 카레, 케찹, 라면 등 300여종의 품목을 납품해왔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로 생산공장 2곳을 유지하고 유통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국내 유통 기업이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잇따라 철수하는 것은 현지 업체의 성장 및 경쟁 심화, 사드 사태 여파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투입 비용이 큰 만큼 리스크 부담이 크기 때문에 온라인 또는 현지 H&B스토어 입점으로 진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단독 매장은 상황이 좋지 않다"며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단독 매장보다는 H&B 스토어, 온라인 등이 각광받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진출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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