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선수'로 뛰는 혁신 선진국은 없다

입력 2018-10-16 17:42  

창간 54주년 - 혁신성장, 성공의 조건

세계 7개 도시 한경 특파원 '혁신 리포트'

● 美 - 민간 주도로 우주개발
● 日 - 도쿄는 '新기술 실험장'
● 中 - '新사업은 無규제' 원칙



[ 주용석/강동균/김현석/김동욱/노경목 기자 ]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바뀌는 미국의 우주개발 사업, 택시기사들의 반발에도 규제하지 않는 중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 도쿄 도심에서 제한없이 이뤄지는 일본의 자율주행 택시 시험주행….’ 세계 각국의 혁신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기존 산업과 시장의 경계를 뛰어넘는 기술과 산업 혁신을 이뤄내야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경제신문이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등 4개국 7개 도시에 파견한 특파원들을 통해 각국의 혁신 현장을 취재한 결과 세계 각국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대학들은 혁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뒤처지지 않으려면 남보다 한 발 앞서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절박감이 혁신 현장 곳곳에 가득했다. 온 나라를 ‘혁신 테스트베드(시험장)’로 활용하기 위해 기존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서둘러 각종 규제를 걷어내려는 움직임도 활발했다.

세계 각국은 공통적으로 민간 기업이 혁신의 전면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 간섭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정부가 운동장에서 ‘선수’로 뛰어서는 안 되며, 시장에 자유와 창의를 불어넣고 기업가정신을 북돋우는 지원자 역할에 주력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권고 그대로다.

중국 정부는 차량과 자전거 공유 서비스 등 신산업 분야에선 ‘무규제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부작용이 예상되더라도 시장이 성장하고 기술과 서비스가 안착할 때까지 시간을 갖고 지켜보겠다는 취지다. 중국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신생 벤처기업) 기업이 3~4일에 한 개꼴로 나오는 것은 이 같은 인내의 결과다.

수도권 규제를 진작부터 푼 일본은 도쿄를 자율주행차와 드론(무인항공기)이 돌아다니는 신기술 실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는 도시 외곽의 버려진 건물을 시 정부가 사들인 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에 빌려주며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민간의 혁신 활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미국에선 과거 정부가 주도하던 우주개발 사업에 이제 블루오리진, 스페이스X 등 민간 기업들이 나서고 있다.

워싱턴=주용석/ 베이징=강동균/ 뉴욕=김현석/ 도쿄=김동욱/ 선전=노경목/ 런던=정인설/ 실리콘밸리=안정락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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