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해먹겠다!”
1995년생 고진영(23·하이트진로)은 2014년 투어(KLPGA)에 데뷔하자 마자 생애 첫 승을 수집했다. 하지만 평생 딱 한 번 받을 수 있는 신인상은 3승을 수확한 동갑내기 친구 백규정(23)이 받아갔다. 고진영이 신인상 포인트 2221점, 백규정이 2311점. 90점 차이였다. 백규정은 그해 국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까지 제패해 이듬해 미국 무대(LPGA)에도 진출하는 등 고진영을 앞질러 승승장구했다.
고진영은 아쉬운 마음을 2015년 시즌을 맞는 소감에 꾹꾹 눌러 담았다. ‘멀티 챔피언이 되겠다’는 뜻의 이 도발적인 발언은 골프계를 기분좋은 술렁임에 빠트렸다. 고진영은 그해 3승을 올리고 스타덤에 올랐다. 그 다음 해에도 3승을 신고했고, 지난해에 2승을 추가했다. 올해는 미국 무대에도 진출했다. 국내 유일의 LPGA 투어였던 KEB하나은행챔피언십 우승으로 미국 투어 직행티켓을 거머쥔 친구 백규정의 길을 똑같이 걸었다.
고진영은 미국무대 데뷔전(ISPS한다호주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대형 사고’를 쳤다. LPGA 역사상 67년만의 일이었다. 우승없이 2년만에 국내 투어로 복귀한 백규정과는 다른 꽃길을 걸었다. 하지만 국내 투어 신인상을 놓친 건 두고 두고 마음에 남았다. 고진영은 “딱 한 번 밖에 없는 기회여서 그런지 아쉬움이 남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신인상 기회가 이번엔 미국에서 찾아왔다. LPGA에서도 평생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기회다. 고진영은 5개 대회가 남은 상황에서 1위(1093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처지다. 2위 조지아 헐(잉글랜드·754점)이 339점차로 그를 쫓고 있어서다. LPGA 투어는 루키 우승자에게 150점의 신인상 포인트를 준다. 2위가 80점을 가져간다. 3위부터 40위까지는 75점부터 10점까지 단계별로 나눠준다. 남은 대회에서 역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얘기다.
고진영이 1위를 지킨다면 한국은 4년 연속 LPGA 신인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된다. 2015년 김세영, 2016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이 이 상을 받았다.
만약 올해 고진영이 기회를 놓친다면 내년엔 ‘K골프’의 신인상 계보는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높다. LPGA 진입 자체가 쉽지 않아졌고, 진출 가능성이 높은 신예 선수가 많지 않아서다. 일단 직행티켓을 잡을 기회가 어려워졌다. 국내 유일의 LPGA 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이 올해로 막을 내린데다, 내년부터 부산에서 열기로 한 BMW 대회도 올해 차량화재 사고의 여파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박성현(25)처럼 초청선수로 나가 LPGA 투어 상금 순위 40위 이내에 드는 우회 방식으로 내년 시즌 LPGA행 직행티켓을 잡을만한 선수도 올해는 없다. 2부 투어(시메트라 투어) 상금 우수자 10명에 주는 시드를 받은 선수도 올해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남은 투어 진입 가능성은 현재 열리고 있는 Q스쿨 상위 입상이다. 2차전까지 진출한 한국 국적 선수는 딱 세 명 뿐이다. 샌디 최, 전영인, 손유정이다. 그나마 4라운드를 뛰어 상위 20위안에 들어야 시드를 손에 쥘 수 있다. 193명의 경쟁자를 따돌려야 하는 좁은 문 경쟁이다. LPGA 투어에서 활약할 한국 선수층이 얇아지기 시작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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