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평균 수익률 테마펀드 중 2위
전자 부진에도 바이오·SDI '쑥쑥'
업종별 우량 계열사 많아 분산효과
[ 최만수 기자 ] 삼성그룹주 펀드가 약세장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올해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상위권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바이오, 2차전지 등 업종별로 삼성그룹 우량 계열사가 고루 포진해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국내 25개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0.33%(10월15일 기준)다. 전체 40개 테마 펀드 중 공모주펀드(1.06%)에 이어 2위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14.13%)보다 14.46%포인트 높다. 개별 상품으로는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동일가중 상장지수펀드(ETF)’가 올 들어 4.68% 수익률을 내 성과가 가장 좋았다. 이어 ‘한국투자퇴직연금삼성그룹(3.98%)’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2.38%)’ ‘IBK삼성그룹(1.86%)’ 순이었다.
‘맏형’인 삼성전자 주가가 15일 기준 연초 이후 -13.4%로 부진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21.3%), 삼성SDI(22.5%), 삼성SDS(6.0%) 등 ‘동생’들이 상승하면서 수익률을 방어했다. 상품별로 다르지만 삼성그룹주 펀드들은 포트폴리오에 삼성전자를 15~18%가량 편입하고 있다. 공모펀드가 담을 수 있는 종목당 한도는 10%지만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는 예외가 적용돼 시가총액 비중만큼 담을 수 있다. 2016년 이후 삼성전자 상승세에 힘입어 2년 수익률 32.18%, 3년 수익률 27.10%를 기록하는 등 중장기 성과도 우수한 편이다.
관련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김효찬 매니저는 “삼성그룹주펀드는 IT, 바이오, 금융 등 다양한 업종의 종목을 담고 있어 어느 한 업종이 흔들려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삼성그룹의 탄탄한 재무구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믿고 장기투자하는 투자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종 1등주가 많아 변동성 장세에서 덜 흔들린다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안정적인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펀드 환매는 늘고 있다. 올 들어서도 5013억원이 빠져나갔다. 운용업계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펀드 수익률 상승의 열쇠도 삼성전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시장 우려와 달리 반도체 업황이 장기 호조를 보이며 연간 63조~64조원의 영업이익을 지속적으로 달성할 것”이라며 “올해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6.1배 수준으로 극심한 저평가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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