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켈리-볼턴 '욕설·고성' 언쟁…트럼프 볼턴 편들어"

입력 2018-10-19 08:37  


미국 백악관의 존 켈리(68) 비서실장과 존 볼턴(69) 국가안보보좌관이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욕설을 섞어가며 말다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국경 안보를 둘러싼 이견 탓에 벌어진 두 사람의 입씨름에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 편을 들고 나서면서 한때 켈리 실장의 사임설이 돌기도 했다.

CNN, 블룸버그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백악관 웨스트윙(집무동)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오피스 밖에서 다퉜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초강경 이민정책을 주장하는 볼턴 보좌관이 국경보안 부처 수장인 국토안보부의 커스텐 닐슨 장관이 제대로 일하지 않는다고 비판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닐슨 장관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초대 국토안보부 장관을 역임하다가 지난해 7월 말 백악관으로 옮긴 켈리 실장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그러나 지난 5월 각료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멕시코 국경에서 이민 봉쇄 정책이 효과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을 만큼 이민정책 탓에 여러 차례 백악관과 불화를 빚었다.

그는 당시에 사직서까지 썼으나 제출하진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 보좌관이 자리에 있던 닐슨 장관에게 공격을 가하자, 켈리 실장이 닐슨 장관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다.

CNN은 "두 사람의 고성에 웨스트윙에 있던 여러 직원이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한 직원은 "두 사람의 고조된 목소리는 분명 트럼프 행정부의 열띤 논의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미 언론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두 사람의 언쟁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 볼턴 보좌관의 손을 들어줬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켈리 실장은 더 격노했고, 결국 그가 그만둘 수 있다는 소문이 백악관에 가득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백악관 관계자는 "감정은 누그러졌고, 켈리 실장은 떠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고 CNN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들에게 두 사람이 다툰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그는 몬태나 주(州)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에 기자들과 만나 "그것에 대해 들은 바 없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 계정에 잇따라 글을 올려 미국 이민을 위해 멕시코 국경으로 향하는 온두라스·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이민자 행렬을 언급, "멕시코가 이런 맹공격을 중단시킬 수 없다면, 미군을 소집하고 남쪽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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