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교황 방북 성사될까…김정은 초청장 발송할 지 주목

입력 2018-10-19 17:00  



(이미아 정치부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사실상 수락함에 따라 교황의 역사적 평양 방문이 언제쯤 실현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개별 면담에서 “북한의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 김정은이 언제, 어떤 형식으로 공식 초청장을 보낼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교황의 해외방문은 개별 국가 정상의 공식 초청 및 해당 국가의 가톨릭 대표단체인 주교회의의 초청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이 과정을 진행하는 과정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리는 게 관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이 비단 북한 방문이기 때문만 아니라 바티칸의 외교적 측면에서도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이 때문이다.

현재 교황청과 북한은 어떠한 외교 통로도 없다. 상호 교황대사가 없는 것은 물론, 주이탈리아 북한대사도 공석이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개발 및 미사일 시험 발사 도발에 반발해 문정남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 임명자의 신임장을 제정하지 않고 추방했다.

일단 바티칸에선 추후 변수 발생 여부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씨 왕조 3대가 북한에서 신격화돼 왔기 때문에 김정은은 북한 체제에서 ‘살아있는 신’이나 다름없다. 북한에서 종교활동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 북한엔 해방 직후 5만5000여명의 천주교 신자가 있었지만 김일성 체제가 들어선 후 탄압이 심해져 약 3000명으로 줄었다. 이마저도 현재 지하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 지어진 북한 유일의 성당 장충성당은 사실상 선전용으로 전해졌다.

바티칸과 중국 간 관계 개선 속도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달 말 중국과 주교 임명 방식에 잠정 합의하면서 60년 넘게 단절됐던 관계 개선 물꼬를 겨우 튼 상황에서 북한까지 다루기엔 부담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만일 방북을 선택한다 해도 일정을 잡는 과정 역시 복잡하다. 교황의 해외 방문은 보통 2~3개국을 모아서 순방하는 형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년 일본 방문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정확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바티칸 외교가에선 아키히토 일왕이 내년 4월30일 퇴위하고 다음날인 5월 1일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할 예정이란 점을 들어 교황이 이 시기에 방일해 평양도 함께 방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끝) /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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