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인 "'강서구 PC방 살인' 피의자, 칼을 사람 몸 끝까지 넣을 각오로 찔러"

입력 2018-10-19 17:49  



남궁인 이화여대부속목동병원 임상조교수 가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의 피해자의 담당의였다고 밝혔다.

19일 남궁인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함구할 생각이었으나 고인이 인체 어느 부위를 누구에게 얼마나 찔렸고, 몇 시에 죽었는지 사람들은 알고 있고 CCTV나 사건현장 사진까지 보도됐기에 입을 연다. 지금부터 내가 덧붙이는 사실은 그가 이송된 것으로 알려진 병원의 그 시각 담당의가 나였고 그 뒤에 남겨진 나의 주관적인 생각 뿐이다"라고 썼다.

남궁인씨는 고인이 숨지기 전 병원에 이송되는 상황에 대해서 상세히 적었다. 고인에 대해 침대가 모자랄 정도로 키카 크고 체격이 좋았고,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에 더 이상 묻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피투성이였다고 기억했다.

그는 "그를 본 모든 의료진은 전부 뛰어나가 상처를 파악하기 위해 옷을 탈의하고 붕대를 풀었다. 상처가 너무 많았지만 복부와 흉부에는 한 개도 없었고 모든 상처는 목과 얼굴, 칼을 막기 위한 손에 있었다. 피를 닦아내자 얼굴에만 칼자국이 삼십 정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통 사람이 사람을 찔러도 칼을 사람의 몸으로 전부 넣지 않는다. 인간이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해자는 이 칼을 정말 끝까지 넣을 각오로 찔렀다. 모든 상처는 칼이 뼈에 닿고서야 멈췄다. 두피에 있는 상처는 두개골에 닿고 멈췄으나 얼굴과 목 쪽의 상처는 푹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특히 피해자의 양쪽 귀 또한 길게 뚫려 허공이 보일 정도였다고 했다. 남궁인 씨는 "피를 막으면서 (가해자에 대해) 미친 새끼라고 생각했다. 극렬한 원한으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같이 온 경찰이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을 찌른 것이라고 알려줬다. 모든 의료진이 그 사실을 듣자 욕설을 뱉었다"고 말했다.

의식 없이 실려온 피해자는 심폐소생술 후 돌아왔고 모든 의료진이 상처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고 했다.

피의자가 우울증 약을 복용했다는 것에 대해 그는 "우울증에 걸렸던 것은 그의 책임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우울증은 그에게 칼을 쥐어주지 않았다. 심신미약에 대한 논의는 이 순간 우울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을 잠재적 살인마로 만드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직접 현장에 있던 사람으로서 회의감이 든다. 그 끔찍한 몰골에 도저히 나를 대입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고인 생전 모습을 언급해 고인과 유족에 누가 되려는 마음은 전혀 없다. 다만 억측으로 돌아다니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언급함으로써 이 사건의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루어지고 사회적으로 재발이 방지되기를 강력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궁인씨가 언급한 사건은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손님 A 씨가 아르바이트생 불친절했다는 이유로 흉기로 찔러 무참하게 살해하는 사건이다. 피의자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불친절했다"고 진술했으며 A씨는 평소 우울증약을 복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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