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언론인 살해 무관"

입력 2018-10-20 16:51   수정 2019-01-18 00:00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20일(현지시간)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관련해 배후로 지목되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번 사건과 전혀 관련 없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의 한 소식통은 이날 로이터 통신에 "무함마드 왕세자는 카슈끄지가 해당 작전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해 살해 용의자들과 말다툼을 하다 몸싸움으로 번졌고, 이 과정에서 사망했다는 초기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카슈끄지의 죽음이 세간의 의혹처럼 기획된 게 아니라 우발적이었다는 주장이다.

사건 발생 초기 사우디 정부의 공식 입장은 카슈끄지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나간 뒤 실종됐다는 것이었다.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무함마드 왕세자의 고문인 사우드 알카흐타니와 정보기관 부국장인 아흐메드 알아시리 장군 등 고위 인사 5명을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했다.

이달 2일 이혼 확인서류를 수령하러 주이스탄불 총영사관에 들어간 반정부 성향의 카슈끄지가 공관 내에서 살해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돼 왔다. 특히 사건 당일인 2일 이스탄불에 입국한 이들 가운데 무함마드 왕세자의 측근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렸다.

이후 전문가들 사이에선 사우디가 왕세자를 보호하기위해 고위급 인사를 희생양으로 삼으리라는 예상이 나왔었다. 사건의 실체적 전모가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이날 경질된 5명 가운데 2명이 왕세자의 최측근 인사라는 점에서 우발적이었다는 사우디 당국의 발표에도 '무함마드 왕세자 배후설'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사우디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20일 사우디 국적의 용의자 18명을 구속해 계속 조사하고 있다면서 "관련 기관이 진상을 국민에게 명명백백하게 알리고 관련자는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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