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체크카드와 모두 연결
일일이 잔액 신경 안 써도 돼
기존 QR코드 결제와 차별화
신한·국민·롯데·비씨 속속 출시
삼성도 내년 초 도입 검토
[ 정지은 기자 ] 핀테크(금융기술)를 활용한 ‘QR코드 결제 서비스’가 카드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지갑을 꺼내지 않고 스마트폰 QR코드 앱(응용프로그램)을 켜 결제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카드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연내 QR코드 결제서비스 가동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롯데·비씨 등 4개 카드사는 최근 QR코드 전용 결제 서비스 도입 및 확산 전략을 세웠다. 비씨카드가 지난 1일 자체 QR코드 결제 서비스를 개시한 데 이어 신한·KB국민·롯데카드도 연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각사 스마트폰 앱에 QR코드 결제 서비스를 적용하면 오프라인에서 QR코드 인식만으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QR코드 인식 후 결제까지 걸리는 시간은 1분이 채 되지 않는 초 단위다.
카드사들의 QR코드 결제 서비스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모두 연결해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동안 간편결제 플랫폼 ‘카카오페이’ ‘페이코’가 선보인 QR코드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이다. 기존 QR코드 결제는 구매자 은행계좌에서 판매자 은행계좌로 직접 돈을 넘겨주는 방식이었다. 신용공여 기능이 없어 당장 해당 QR코드와 연결한 계좌에 잔액이 없으면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게 약점으로 꼽혔다. 반면 카드사들의 QR코드 결제는 카드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일일이 잔액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결제 방식은 크게 두 가지
다만 QR코드 결제 방식은 카드사별로 다르다.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이용자가 스마트폰 앱에 생성한 QR코드를 가맹점에서 스캔하는 CPM 방식, 이용자가 가맹점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해 결제하는 MPM 방식이다.
비씨카드와 KB국민카드는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채용하기로 했다. 비씨카드가 최근 도입한 QR코드 결제는 CPM 방식이다. 비씨카드는 앞으로 MPM 방식도 도입, 두 가지 방식을 모두 활용해 이용 기회를 넓힐 계획이다. KB국민카드는 오는 12월께 두 가지 방식의 자체 QR코드 결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는 MPM 방식을 적용한다. MPM 방식은 밴(VAN)사를 거치지 않는 ‘앱 투 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11일 결제 기능에 초점을 맞춘 페이 전용 모바일 앱 ‘신한페이판(PayFAN)’도 출시했다. 향후 이 앱에 QR코드 결제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 밖에 삼성카드는 내년 초 카드망을 거치는 QR코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카드사들이 QR코드 결제 서비스에 잇따라 뛰어드는 것은 결제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부가 카드망을 거치지 않고 QR코드만으로 결제하는 ‘제로페이(서울페이)’를 추진하면서 QR코드에 관심이 높아진 데다 올 들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이 결제 편의성을 무기로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진출했다.
카드사들은 기존 결제시장 주도권을 이어갈 방법으로 ‘QR코드 맞불’ 전략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결제방식의 대세가 바뀌고 있다면 하루빨리 변화에 앞장서 새 판에서도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카드사의 결제 기반은 유지하면서 QR코드 방식의 장점인 사용 편의성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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