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권유 불법인데 판매 열올려"
[ 김우섭 기자 ] 국내 증권회사를 통해 브라질 국채를 산 투자자의 손실 규모가 올 들어 1조5050억원(8월 말·평가손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 유출과 브라질의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로 투자 수익률이 -20%에 육박할 정도로 폭락한 탓이다. 브라질 국채는 초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돼 투자 권유 자체가 불법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투자설명회까지 열어 개인을 상대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21일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브라질 채권을 중개한 국내 증권사 17곳의 판매 잔액은 7조8390억원에 달했다. 이 중 미래에셋대우(1조9840억원) 삼성증권(1조5647억원) 신한금융투자(1조4186억원) NH투자증권(1조212억원) 등 4곳이 1조원 이상의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 은퇴자금 등의 뭉칫돈이 대거 유입됐지만 브라질 채권의 투자 수익률은 올해 크게 부진했다. 올 들어 8월 말까지 채권 가격과 원·헤알 환율, 이자 지급액을 감안한 수익률은 -19.2%다. 증권사의 선취 수수료(3% 안팎)를 포함하면 투자자들이 입은 손실률은 22%에 달한다. 다행히 이달 들어 수익률이 10%포인트 이상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작년엔 연간 1.3% 수익률을 올렸다. 증권사들은 2011년 이후 브라질 국채 판매로만 4248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얻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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