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兆 손실' 6년 전보다 상황 좋아
[ 임근호 기자 ] 한국전력이 6년 만에 최저점을 찍은 뒤 1주일여 만에 12% 넘게 오르며 급반등하고 있다.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경기방어주로서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내년 원자력 발전 가동률이 올라갈 것임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전력은 지난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750원(2.87%) 오른 2만69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1일 2만3850원으로 2012년 9월 이후 최저점을 찍은 뒤 12.8% 상승했다. 기관투자가들이 닷새 연속 한국전력 주식을 담으면서 주가를 밀어올렸다.
최근 주가 반등은 올 들어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실적 부진을 미리 반영해도 자산가치를 감안할 때 주가가 너무 떨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11일 주가순자산비율(PBR: 시가총액/자본총계)은 0.22배로 역사적 저점이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영업손실 1조원을 넘고 순손실이 3조원 이상이던 2011년 PBR이 0.21배였다”며 “지금 주가는 극단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2016년 5월 6만3000원으로 사상 최고점을 찍은 후 내리막을 타고 있다. 2016년 12월 주택 전기요금을 인하했는데 이후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가 오르고 탈원전 정책에 원전 가동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3분기 영업이익 1조원가량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기대치 1조400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올해 한 해 영업이익 전망은 천차만별이다. KB증권과 KTB투자증권은 올해 500억원가량 흑자를 낼 것으로 보지만 신한금융투자는 1170억원 적자, 유진투자증권은 6060억원 적자로 예상하고 있다. 유가 환율 등 실적 변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내년 실적 개선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요금 인상이 없어도 내년 원전 가동률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원전 전수검사가 대부분 완료돼 내년 원전 가동률이 84%로 올해보다 13%포인트 오를 것”이라며 “과거 평균(90%)보다 낮지만 이것만으로도 연간 흑자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풍에 덜 민감한 경기방어주인 데다 국제 유가가 최근 배럴당 70달러대에서 60달러대로 떨어진 점도 주가 반등에 도움이 됐다. 증권가에선 PBR 0.3배만 돼도 한국전력 주가가 약 3만3000원이 된다며 최소 3만원 이상을 적정 주가로 보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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