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의 요금 인상 시도, 경쟁사들 '유리'-KB

입력 2018-10-2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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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은 22일 택배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의 택배요금 인상시도로 경쟁업체들이 유리한 상황을 맞게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19일 CJ대한통운과 (주)한진 주가는 각각 6.2%, 10.3% 급등했다. 두 기업은 각각 2017년 택배 처리량 기준 1, 3위 업체다. 2위 업체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비상장사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은 10월 1일부터 상품의 체적관리가 가능해지면서 그간 계약운임이 실제 상품과 맞지 않는 고객에 대해 요금을 정상화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두 기업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한 것은 CJ대한통운이 시도하고 있는 요금 정상화 (인상)에 대한 반응"이라고 판단했다.

강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이 택배요금 인상을 시도하게 된 주된 원인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연간 360억원의 인건비 증가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설비투자와 다수의 M&A로 인해 2016년 말 101.6%였던 부채비율이 2018년 상반기 말 144.0%로 상승하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은 택배 시장 점유율을 2017년 기준 45.5%까지 높임에 따라 강화된 가격협상력을 시험하고자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택배업계가 장기간 요금 인하를 계속해 온 것은 택배요금을 인상하는 것보다 요금을 낮춰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개별 택배업체에게 유리했기 때문"이라며 "모든 택배업체들이 동시에 요금인상에 나선다면 택배업체 모두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지만 다른 업체들이 요금을 인상할 때 한 택배업체가 택배요금을 인하하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경우, 택배 물량이 몰리면서 그 업체의 이익만 급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8월 대형 택배분류 설비를 가동했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강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택배요금 인상이 성공하려면 택배고객들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며 "경쟁업체들이 공격적인 영업활동으로 CJ대한통운의 고객을 빼앗는데 성공할 경우 CJ대한통운의 택배요금 인상시도는 탄력적으로 조절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의 경우 야마토, 사가와 등 1, 2위 택배업체들이 지난 2017년 10월 택배요금을 인상했으나 시장점유율은 각각 46.9%, 30.6%에서 43.6%, 30.0%로 줄었다.

그는 "이같은 상황에서 가장 유리한 업체는 CJ대한통운의 경쟁업체들"이라며 "이들은 CJ대한통운의 택배요금 인상에 동참함으로써 실적개선을 추구할 수 있고, 또한 이들은 역으로 택배요금을 인하함으로써 물량을 확보하고 성장의 동력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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