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글로벌 산업가스업체인 린데, 1조원 규모 국내 자산 매각한다

입력 2018-10-22 09:39   수정 2018-10-2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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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증권 매각주관사로 선정
10월 예비입찰, 내년 3월내에 거래 종결
프락스에어와 합병에 따른 매각 조치
PEF들 각축전 예상
SK, 효성 등 국내외 SI 참전도 관심



≪이 기사는 10월22일(09:3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산업가스업체인 린데(Linde)가 한국 자산의 절반 이상을 매각키로 결정했다. 국내 사모펀드(PEF) MBK가 인수한 대성산업가스 인수전에 이어 PEF들이 각축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린데는 도이치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한국법인인 린데코리아의 일부 자산 매각에 나섰다. 매각 대상은 린데코리아의 기흥공장, 포항공장 등 총 4개 자산으로 10월말 예비입찰을 거쳐 늦어도 내년 3월 말에는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린데는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2위의 산업가스업체다. 2016년 세계 3위의 미국 프락스에어(Praxair)를 인수한 뒤 합병 과정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된 국가의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올해 7월 일본의 산업가스업체 다이요닛산에 유럽지역의 자산 매각을 약 50억유로(6조5000억원)에 매각했다. 국내에서도 이달 초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산소, 질소 및 아르곤의 토니지·벌크 공급사업과 관련한 자산 매각을 조건으로 합병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6개월 내에 국내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매각 대상 자산은 린데코리아 전체 실적의 70% 안팎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린데코리아의 매출은 3124억원, 영업이익은 447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매각 자산의 매출은 2200억원, 영업이익은 31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상각전영업이익(EBTDA)는 720억원 안팎을 알려졌다.

거래금액은 1조원 정도로 거론된다. 이는 글로벌 산업가스업체 매각 당시 책정된 기준을 반영한 수치다. 2015년 프랑스의 에어리퀴드가 에어가스를 인수할 때 EBITDA의 13.9배, 린데가 프락스에어를 인수할 때 EBITDA의 13배 가량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책정했다.

산업가스는 반도체,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기간산업 전반에 걸쳐 사용된다. 대부분 국내 대기업들과 장기공급계약이 체결돼 있기 때문에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고,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이 제한된다는 장점이 있다. 대성산업가스를 두고 PEF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이유다.

린데코리아의 자산 매각에도 PEF들이 대거 참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력 인수후보로는 대성산업가스를 두고 막판까지 경쟁했던 MBK파트너스와 텍사스퍼시픽그룹(TPG)를 비롯해 글로벌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베인캐피탈, 국내 PEF 강자인 IMM프라이빗에쿼티 등이 거론되고 있다.

매각 대상 자산의 경우 차입금이 적고 우발채무의 위험이 낮은데다 현금창출력이 우수해 PEF들이 인수금융을 통한 차입인수(LBO) 전략을 시도하기 용이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LBO는 매수할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PEF들이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인수합병(M&A) 전략이다.

국내 산업가스 진출을 노리는 해외 산업가스 업체들을 비롯해 대성산업가스 인수에 관심을 가졌던 SK와 효성 등이 인수에 참여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거래종결까지 6개월도 채 남지 않아 기업들이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만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PEF 등 재무적투자자(FI)보다는 전략적투자자(SI)가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매각 대상이 공장 등 자산이기 때문에 회사를 키우기 위해서는 영업부서나 연구개발(R&D)부서 등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 추가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시설 투자를 위한 투자가 필요한데 SI가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린데코리아의 자산 매각은 올해 하반기 가장 주목 받는 M&A 중 하나”라며 “조단위 매물로써 대형 PEF를 비롯해 국내외 기업들의 참여까지 예상돼 누가 승자가 될지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유창재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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