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출범 7개월…5년째 검토만 하는 정부

입력 2018-10-2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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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등 11개국 참여 '메가 FTA'
美·中까지 검토 '몸값' 높아져

쌀 등 민감품목 시장 개방 부담
"결정 서둘러 유리한 협상 해야"



[ 이태훈/성수영 기자 ] 아시아태평양 11개국으로 구성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 지난 3월 출범을 공식화했지만 정부는 여전히 “참여를 검토 중”이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CPTPP는 미국 참여 시 세계 최대 경제블록이 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이 협정에서 탈퇴했던 미국도 참여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재가입하면 CPTPP에 참여하려는 나라가 많아질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과의 경쟁이 시작되기 전에 가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까지 ‘눈독’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선도적으로 다자간 무역협정에 참여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적극 대처하겠다”며 “특히 주요 20개국(G20) 정상외교, 태평양동맹(PA), CPTPP 등 대외경제의 새로운 원동력을 창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의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 ‘CPTPP 가입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자 기재부가 진화에 나섰다. 기재부 관계자는 “CPTPP 가입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CPTPP 회원국은 일본 캐나다 호주 베트남 등 11개국이다. 원래 명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회원국이 미국을 포함한 12개국이었다. 미국은 작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탈퇴했다. 일본 주도로 나머지 11개국은 올해 3월 CPTPP 협정문에 공식 서명했다. 내년 초에는 공식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떠났던 미국도 재가입 여부를 타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트위터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보다 훨씬 나은 협정이 전제될 때 TPP에 다시 가입하겠다”고 재가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이 가입을 검토 중이란 얘기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달 12일 “중국 정부 내에서 CPTPP 가입을 둘러싼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전히 망설이는 정부

미국에 이어 중국까지 관심을 보이며 CPTPP의 ‘몸값’이 오르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가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나타내지 않고 있다. 정부가 “TPP 가입에 관심이 있다”고 처음 밝힌 것은 2013년 11월이다. 5년이 되도록 “검토 중”이란 입장에서 한발도 더 나아가지 않았다.

정부가 망설이는 이유는 일본 때문이란 해석이 많다. 자동차, 기초 소재·부품 등 일본 제품이 지금보다 낮은 관세로 들어오면 내수시장 상당 부분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농민들의 반발을 우려한 것”이라는 말도 있다. 양자간 FTA에선 쌀 등 민감 품목을 관세 양허 제외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다자간 FTA인 CPTPP에선 다른 나라와의 형평성 때문에 양허를 요구하기 힘들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이 빠졌기 때문에 회원국들은 한국 같은 경제 규모의 나라가 들어오길 원할 수 있어 한국이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협상할 수 있는 지금 시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태훈/성수영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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