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텐] 참스 강요한, “지루하지 않고 늘 새롭게 변신하는 브랜드 되고파”

입력 2018-10-25 15:03  



패션 브랜드 ’참스(CHARMS)‘의 강요한 대표는 서울 패션 위크에 최연소로 진출한 디자이너다. 그래서인지 그의 패션쇼는 늘 파격적이다. 화려한 오프닝 무대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매번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그래서 그는 늘 고민이 많다. 항상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해서다. 하지만 그는 늘 한 걸음 더 성장한 무대를 보여 줬다. 지루하지 않고 꾸준히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그를 만났다.

매번 독특한 패션쇼 오프닝으로 주목 받고 있다. 모두 본인의 아이디어인가?
사실 그게 제일 스트레스다. 하하. 옷 디자인하는 것보다 패션쇼 오프닝 무대를 연출하는 게 더 힘들다. 지금까지는 벽을 부수고 나오거나 군악대가 자리를 잡고 음악과 함께 북을 치는 등의 무대를 보여줬는데 앞으로 이 이상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사람들이 다음에는 뭐 할 거냐고 계속 물어본다.(웃음)

지난 2018 F/W 패션쇼의 콘셉트는 ‘스피드’였다. 오프닝에 담긴 의미가 궁금한데?
패션쇼가 끝나면 또 다른 패션쇼를 열고, 협업도 계속 진행하면서 룩북도 찍고 하다 보니 너무 정신이 없었다. 패션은 특히 유행이 빨리 변해서 계속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 어느 순간 이런 속도가 너무 힘들게 느껴졌다. 그래서 지난 오프닝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 모습을 나름 비꼰 무대였다. 빠르게 걸어가는 사람들. 달리는 자동차 등 스피드가 느껴지는 영상이었지만 호랑이가 무대에 나와서는 일부러 느리게 춤을 추게 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지치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프닝을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이유가 있을까?
물론 제일 중요한 건 옷이다. 그래서 옷에 대해 공부도 계속 하고 있고, 매번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려고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내가 나이가 어리다보니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 물론 못 입을 옷을 만들지는 않지만. 하하. 그만큼 다른 브랜드보다 눈에 돋보일 수 있는 부분에 신경을 쓰게 된다. 오프닝은 그런 시각적인 부분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영화도 상영 후 10분이면 그 영화를 다 알 수 있다고 하지 않나. 나도 오프닝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전달하는 중이다.

학생 신분으로 서울 패션 위크에 진출한 국내 최초 디자이너로 늘 ‘최연소’ 라는 칭호가 따라 다닌다. 부담스럽지는 않은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오히려 젊은 나이에 성공했다는 말을 듣는 게 너무 좋다.(웃음) 내년이면 서른인데 내년에도 20대라고 하고 다니고 싶을 정도다. 서른 살도 물론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내가 좀 더 일찍, 그리고 더 열심히 했다면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잘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원래는 인테리어를 전공을 했다고 들었다. 패션 전공으로 바꾼 계기가 있나?
원래 패션학과를 가고 싶었는데 성적에 맞춰 가다보니 인테리어학과를 가게 됐다. 물론 인테리어도 굉장히 재밌고 흥미로웠지만 군대에 입대하고 나서 많이 생각이 들었다. 더 늦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보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고, 제대 후 학교를 자퇴하고 새로 패션학과에 진학했다. 어릴 때부터 공부 빼고는 다 잘했는데, 처음으로 공부가 재밌다고 느껴졌다. 억지로 하는 공부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걸 배우니까 그런 것 같다.

참스(CHARMS) 이름의 뜻이 ‘매력적인 것들’ 인데, 자신이 생각하는 매력이란?
보기에 예쁜 것, 관심이 가고 눈이 자꾸 가는 게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브랜드가 되고 싶어서 지은 이름이다. 그리고 그에 맞게 꾸준히 패션쇼도 열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외 활동도 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여 갈 예정이다.


매년 여러 브랜드들과 협업을 추진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핑크 팬더’와 함께 했던 협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처음 서울 패션 위크에 지원했을 때 왠지 떨어질 것 같았다. 아직 학생인 데다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떨어질 걸 대비해서 뭘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 글로벌 캐릭터 브랜드와 협업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았고, 핑크 팬더가 우리 브랜드와 잘 맞을 것 같아 끊임없이 연락을 했다. 운 좋게 우리 브랜드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같이 작업을 하게 됐고, 그와 동시에 서울 패션 위크도 합격하게 되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난 6월에는 ‘서울 365-반포 달빛축제 패션쇼’를 통해 일반 대중들도 쉽게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는데.
반포 달빛축제 패션쇼는 기존 패션쇼와는 달리 시민들과 소통하는 무대라 패션쇼 용 의상이 아니라 기존에 판매하고 있는 대중적인 옷들로 스타일링해서 선보인 자리였다. 패션쇼라고 해서 난해하고 어려운 의상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입고 다니는 대중적인 옷들로도 충분히 패션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른 브랜드들과 계속해서 협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브랜드만의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은 계속해서 보여주겠지만 지루하지 않게 다른 색깔의 스포츠 브랜드나 캐릭터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움을 보여주고 싶다.

브랜드 출시 5년 만에 많은 성장을 이뤘다. 앞으로 5년 후에는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을까?
5년이 더 지났어도 계속 사람들에게 신선하고, 새롭고, 활발한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 지금보다 더 성장해도 좋겠지만 그것보다 지금처럼 꾸준하게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무엇보다 내가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웃음)

태유나 한경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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