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호 태풍 '위투'(Yutu)가 25일(현지시간) 태평양의 미국 자치령 '북마리아나 제도'를 강타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간당 최대풍속 290㎞의 강풍을 동반한 위투는 전날 북마리아나 제도를 휩쓸고 지나갔다. 이 지역은 사이판을 포함해 15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
위투는 불과 하루 사이에 카테고리 1에서 5로 급격히 위력이 강해진 상태로 북마리아나 제도를 강타, 사이판을 포함해 티니언 등 주변 섬에 큰 피해를 남겼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기상사이트인 '웨더 언더그라운드'를 인용해 위투는 미국 본토나 미국령을 강타한 폭풍 가운데 허리케인 '스리'(Three)로 당시 명명됐던 1935년 카테고리 5의 '노동절 허리케인' 이후 가장 강력한 폭풍이라고 전했다.
피해 규모도 역대급이다. 곳곳에서 주택 지붕 또는 주택 전체가 날아가거나 나무뿌리가 뽑히고 수도, 전기 등 인프라가 파괴됐으며 부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국인들의 피해도 전해지고 있다. 태풍 위투 때문에 사이판공항이 폐쇄되면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발이 묶여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이판공항이 24일부터 폐쇄됐으며 현재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한국인 여행객이 현지에 1000명 가량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이판 인근 티니언 섬의 조이 패트릭 산 니콜라스 시장은 "많은 가옥과 중요한 인프라 시설이 파괴됐다.우리는 현재 전기도, 식수도 없고 항구로의 접근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현지 주민인 글렌 헌터(45)씨는 "2층에서 지붕이 날아가기 시작해 아이들을 데리고 아래층으로 대피했다. 최대 풍속일 때는 강풍이 마치 기차가 달리는 것 같았다. 여태까지 경험한 최악의 태풍"이라고 피해 상황을 전했다.
사이판 거주자인 놀라 힉스 씨는 "살면서 이번과 같은 바람이나 폭우를 겪어보지 못했다.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않도록 기도했다. 우리는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해 신에게 감사드린다"고 WP에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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