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과녁에 박힌 화살 같은 거예요. 온몸을 흔들며 꼬리가 몸통을 밀며 아무리 뚫고 날아가려고 해도 결국 멈출 수밖에 없는, 그런 끝 간 데까지 이르게 되었는데도 생의 속도를 멈출 수 없는 존재지요. 속도는 녹이 다 슬었는데 아직도 퍼덕거리는 화살! 죽음과 같은 깜깜함 속에서도 전 존재를 다하여 온몸으로 밀고 나아가고자 하는, 한 인간의 생에 대한 욕망과 의지를 상상하게 됩니다.
김민율 < 시인(2015 한경신춘문예 당선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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