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산이 된 산악인들, 그들에게 존경과 애도를

입력 2018-10-29 09:01  

미련하고 무모한 도전이었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그들의 용기에,
산악인으로서의 인생을 훌륭하게 보낸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주자.



해발 8000m가 넘는 세계 최고봉(峰)이 몰려있는 산맥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해발 고도를 자랑하는 히말라야. 힌두교 신화에서는 이곳을 신들이 머무는 장소라고 여기기 때문에 ‘신들의 산’으로 불리며 산악인들에겐 끝없는 도전의 대상이었지만, 때로는 마지막 도전이 되기도 했다. 지난 13일 구르자히말산을 등반하던 한국인 5명이 전날 밤 베이스캠프를 덮친 눈사태로 인해 숨졌다. 한국인으로서 ‘코리안웨이’라는 새로운 히말라야 루트 개척에 나섰지만 갑작스러운 돌풍에 김창호 대장과 영화 ‘히말라야’에 참여했던 다큐멘터리 감독 임일진 씨 등이 산에서 하늘로 떠났다.

한국 산악계는 히말라야 14좌 완등 6명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많지만, 히말라야에서 산화한 산악인들도 90여 명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베테랑에 속했던 김 대장은 1969년생으로 서울시립대 산악부 출신이고 지금까지 네팔 아샤푸르나와 강가푸르 등 히말라야의 발 닿지 않은 길, 코리안 웨이를 7개나 스스로 개척했다. 게다가 그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해서 다른 등반대가 설치한 고정로프, 심지어 산소기구 등을 사용하지 않고 베이스캠프에서 정상까지 온전히 사람의 힘으로만 오르는 방식을 고집했다. 그 결과 2005년 파르바를 시작으로 2013년 5월 에베레스트까지 세계 최단기간 만에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무산소 완등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미지의 세계에 도전한 개척자이자 탐험가로 불렸다. 지난해에는 네팔의 가장 높은 미등정봉을 세계 최초로 등반해 산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황금피켈상 아시아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김 대장은 다른 산악인들과는 달리 한 번이라도 정상에 더 오르기보다는 한계를 깨는 도전을 계속하고자 했다. 미련하고 무모한 도전이었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그들의 용기에, 산악인으로서의 인생을 훌륭하게 보낸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주자. 실패한 등반이라고 욕하지 말고 그들의 죽음을 애도하자. 그리고 살아있는 우리는 그들의 도전정신을 본받자.

김재환 생글기자(경희고 2년) ktkk224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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