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당 "공론화 없었다" 반발
정부 "새만금 사업 변함 없어"
[ 배정철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전북 새만금 일대에 민간 자본 10조원을 유치해 원자력 4기 용량(4기가와트·GW)의 초대형 태양광·풍력 발전 단지를 2022년까지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새만금개발청 등에 따르면 정부는 30일 전북 군산에서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추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태양광 풍력 발전 설치 추진안’에는 새만금 291㎢(약 8800만 평) 가운데 38㎢(약 1171만 평) 부지에 원전 3기 용량과 맞먹는 태양광(2.8G)과 풍력(0.2GW) 등 발전시설이 들어서는 내용이 포함됐다. 새만금 방조제 바깥에는 원전 1기 용량에 해당하는 해상 풍력(1.0GW)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5690억원의 예산을 투입, 민간 자본 10조원을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2030년까지 국내 전체 발전량의 20%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내용의 ‘재생에너지 3020 프로젝트’를 공약했다.
정치권과 전북 지역은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사업타당성 검토나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초 정부는 새만금을 ‘환황해권 경제중심지로 개발한다고 해놓고 갑자기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조성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종회 의원도 “새만금 개발이 졸속, 깜짝쇼가 돼서는 안 된다”며 “정부 계획은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화당은 당내 의견을 수렴해 30일 공식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새만금을 ‘환황해권 경제거점’으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다만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단지는 새만금 구역 전체가 아니라 일부 지역에 한정시킬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9일 국정감사에 나와 “새만금 구역 중에서도 공항 건설에 따른 소음 등으로 다른 산업단지 유치가 어려운 지역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재생에너지 단지도 일정 기간만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도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나오는 수익의 일부, 즉 용지개발과 산업단지 개발, 발전사업 자체를 기업 투자 유치 등에 활용해 새만금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또 “개발 수요가 비교적 적은 지역을 선정하고, 전체 면적도 새만금 구역의 9.5%에 불과하다”며 “20년이 지나면 개발수요를 다시 판단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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