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외교협회 선임 연구원 스콧 스나이더는 “양국 간 이견이 드러난 것은 평양 정상회담 혹은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대북제재와 남북군사합의서 문제에서 한·미가 같은 페이지에 있는지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한·미 간 불협화음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한·미 공조는 굳건하다”고 말해왔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얘기다. 양국 간 입장 차이는 미국 정부가 가시적 비핵화를 이뤄야 대북제재를 완화 내지 해제할 수 있다고 하는 반면, 문 대통령은 “대북제재 완화를 통해 비핵화를 촉진하자”고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데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문제는 향후 양국관계의 전개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보복’ 카드를 꺼내며 한국 압박에 나설 수도 있다. ‘미국의 안보’를 내세우며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라도 매길 경우 엄청난 타격이 우려된다. 미 재무부가 지난달 국내 7개 은행에 직접 전화해 대북 제재 준수를 요구한 것도 심상치 않다. 북한산 석탄 수입이나 남북경협과 관련해 제재를 받게 되면 해당 은행은 어마어마한 벌금은 물론 그 이상의 충격을 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 관계는 살얼음판이다. 경기 둔화 와중에 국민들은 조마조마하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세계 주요 지수 중 가장 많이 하락한 것이나 어제 2000 아래로 주저앉은 것이 덜컹대는 한·미 관계와 무관한지도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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