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적자전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사채 일부 만기서 미매각

입력 2018-10-3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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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억원 모집한 5년물에 300억원만 들어와
600억원치 계획한 3년물엔 1100억원 모여
채권금리 하락세 ‘부담’…실적 부진도 악영향



≪이 기사는 10월30일(06:3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에 나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일부 만기구간에서 목표로 한 수요를 모으는데 실패했다. 최근 주요 채권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데다 이 회사의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투자자들에 부담이 됐다는 평가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년 만기 회사채 4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300억원의 매수주문만 들어왔다. 600억원을 모집한 3년물에는 11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모였다.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우량한 신용도인 ‘AA-’등급 회사채임에도 연일 채권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자 기관들이 매수에 나서기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지난 4일 연 2.506%였던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평균금리는 이달 큰 폭으로 떨어지며 29일 연 2.344%를 기록했다. 기대보다 회사채 금리가 낮게 결정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기관들이 투자에 주저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이번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들은 모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시한 희망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매수주문을 넣었다.

만기 보유가 아닌 채권값 변동에 초점을 둔 전략을 펼치더라도 불확실성이 큰 시점이라는 평가다. 다음달 한국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데다 내년까지 미국 기준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 국내 채권 금리도 상승세로 전환할 수도 있어서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이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가격은 하락해 이를 담은 기관들이 평가손실을 입을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19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이익 규모가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데 이어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관들의 투자전략이 이전보다 신중해졌다”며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약해진 기업이나 투자자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 금리를 제시하는 기업은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관들이 높은 금리로 주문을 내면서 채권 발행금리는 당초 이 회사가 희망한 수준보다 높게 결정될 전망이다. 29일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사채 금리는 3년물이 연 2.440%, 5년물이 연 2.693%다. 이 회사는 수요가 부족했던 5년물 발행금액을 줄일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계획대로 5년물을 400억원어치 발행하면 이번에 팔리지 않은 100억원어치 물량은 주관사들이 인수하게 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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