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의 R까기] 최고 분양가 강남 아파트, 옵션도 최고가인 이유

입력 2018-10-31 11:03   수정 2018-10-31 18:55

래미안 리더스원, 삼성전자 '데이코' 주방가전 유상옵션 내놔
나인원 한남 이어 두번째…빌트인 가전, 옵션시대 오나




연초부터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던 서초우성 재건축 아파트인 '래미안 리더스원'이 분양일정을 시작했다.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이례적으로 수요일인 31일(오늘) 모델하우스를 개관했다. 가장 높은 분양가임에도 청약제도가 바뀌기 전이다보니 사실상 마지막 '로또 아파트'가 될 전망이다.

로또인 이유는 절대값으로는 높은 분양가지만, 상대적으로는 낮은 수준이어서다. 분양권을 주택소유로 간주하는 9·13대책이 시행되기 전 분양되는 점도 로또의 이유다. 래미안 리더스원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4489만원이지만, 중소형은 5300만원 이상에 달한다. 주변 신규 아파트들의 시세는 3.3㎡당 6000만원을 호가하다보니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전용 85㎡ 초과 물량중 50%는 주택자 소유자라도 상관없이 추첨으로 뽑는다.

현재는 분양가가 화제몰이의 중심이지만, 내부가 공개되면 옵션이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발코니 확장비나 시스템 에어컨, 붙박이장 등의 가격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모델하우스에서 전용 114㎡의 유닛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주방 가전세트가 있다. 전시된 가전세트를 옵션으로 선택하면 6200만원에 달한다. 114㎡의 분양가가 18억~19억원이다보니 비싸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냉장고, 냉동고, 김치냉장고,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인덕션, 렌지후드 등의 구성을 보면 분명히 높은 가격대다.

이는 일반 가전이 아닌 삼성전자의 최고급 가전라인인 '데이코 빌트인 가전'이어서다. 데이코는 대표적인 미국 주방가전 업체다. 빌트인으로 시공되는 초고가 프리미엄 가전으로 유명하다. 삼성전자는 2016년 데이코를 1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미국을 비롯해 기존 시장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벌이다가 올해부터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데이코 빌트인 가전은 임대분양 아파트인 한남동의 '나인원 한남'에 처음 입성한 데 이어 이번에는 '래미안 리더스원'에 공급된다. 나인원 한남은 분양전환되는 임대주택인데 비해, 래미안 리더스원은 분양 아파트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데이코가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선택을 받을 건지 여부가 주목된다.

또한 아파트의 옵션 트렌드에도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그동안 아파트 옵션은 '가전'은 뒷전이고 '가구 중심'이었다. 사용했던 가전을 들여다놓거나 '빌트인 가전'은 세대별로 주문해서 설치하는 정도였다. 아파트 분양을 준비하는 측에서도 관심은 주방가구로만 쏠렸다. 일부 강남 재건축의 조합원들은 독일이나 이탈리에 직접 방문해 공장을 둘러보고 계약을 하는 열의까지 보였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불어온 '똘똘한 한채' 열풍과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으로 집은 소유 보다는 거주의 개념이 강해졌다. 여러채를 두고 수익을 올리기 보다는 제대로된 '내집' 하나로 부동산 시장도 변하고 있다. 비록 강남에서부터 고가의 빌트인 옵션으로 시작됐지만, 가전옵션이 필수가 될 날도 머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김하나의 R까기]는 부동산(real estate) 시장의 앞 뒤 얘기를 풀어드리는 코너입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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