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민 산업부 기자
[ 장창민 기자 ] 석 달여 전 일이다. 한 자동차 부품회사 대표가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왔다. 중견 부품사 리한이 자금난을 못 이겨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게 맞냐는 말이 이어졌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버틴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가 무너졌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취재 결과 사실이었다. 본지가 지난 7월부터 흔들리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생태계를 집중 조명하게 된 계기였다.
살펴볼수록 자동차업계의 상황은 암울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실적 쇼크’에 휩싸였고, 부품사 8000여 곳은 고사(枯死) 위기에 내몰렸다. 쓰러지는 기업도 잇따랐다. 놀라웠던 건 정부의 미온적 반응이었다. 손 놓고 있던 정부는 지난 9월에야 뒤늦게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자동차 부품사에 대한 기본적인 현황 자료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부랴부랴 부품사 단체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전화를 걸어 자료를 받고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자동차산업 관련 종합대책을 내놓을 모양이다. ‘비상벨’이 울린 지 석 달이 훨씬 지나서다.
문제는 구조조정 터널 속으로 들어선 자동차산업의 회생 방안을 결정할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무부처인 산업부가 지원 방안을 짜고 구조조정을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정부 부처 간 조율해야 할 이견이 적지 않아서다. 산업부가 당초 지난달 말 종합대책을 내놓으려다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지 못해 발표 시기를 미뤘다는 말까지 나온다.
산업부가 부품사들의 자금난 해소에 필요한 ‘돈줄’을 쥔 은행, 그리고 이를 감독하는 금융위원회와 제대로 소통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자동차 생산·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연비와 환경 규제를 다루는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과 교통정리를 해야 할 문제도 켜켜이 쌓여 있다. 각 정부 부처가 ‘개인기’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한국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자동차산업에 대한 지원과 구조조정은 피와 살이 찢기는 ‘험난한’ 과정이 될 것이다. 매번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희비가 교차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라도 청와대가 방향타를 쥐고 움직여야 하는 이유다.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다. “다른 산업이 흔들리면 수출이 줄고 세금이 감소하는 정도겠지만, 자동차산업이 흔들리면 다 죽습니다.” 어느 부품사 대표의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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