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는 4일 "수사 경찰과 지휘라인을 고발인 유착, 수사기밀 유출, 참고인 진술 강요, 영장신청 허위작성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직권남용으로 형님을 강제입원시키려 했다는 경찰 수사 결과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경찰이 ‘대면 진찰 거부하는 환자(형님)에 대한 강제대면 진찰 절차 진행’을 ‘대면 진찰없이 대면 진찰을 시도했다’는 무지몽매한 순환논리로 ‘직권남용죄’라 주장하고 그에 맞춰 사건을 조작했다"면서 "모른다면 법률 무지요 안다면 사건 조작인데, 이런 경찰이 독자수사권을 가지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니 모골이 송연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형님 강제입원 혐의(직권남용)에 대해 "성남시와 보건소가 ‘정신질환으로 사람을 해칠 위험이 있다고 의심되는 자’로 판단해 정신보건센터에 ‘진단신청’을 요청했고, 센터 전문의가 ‘진단신청’을 했으며 진단의뢰에 따라 전문의가 진단 필요성을 인정해 ‘대면진찰을 위한 입원조치’ 시행을 준비하다 중단했다"면서 경찰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아울러 형님이 2013년 3월16일 자살한다며 덤프트럭 정면충돌사고를 내는 등 증세악화로 2014년 11월 형수가 강제입원 시켰다고 설명했다.
‘검사 사칭’, ‘분당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판결을 인정하면서 ‘검사 사칭 전화는 취재진이 했고 공범 인정은 누명’이라 말한 것"이라며 "분당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서는 사전 이익 확정식 공영개발로 성남시가 공사 완료와 무관하게 5500억원 상당 이익을 받게 되어있는데 공사완료 전에 ‘5500억을 벌었다’고 말한 것"이라고 각각 부인했다.
이 지사는 "대다수 경찰관은 격무 속에서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에 봉사하고 있는데 이 사건 수사경찰과 지휘라인은 권한을 남용하고 정치편향적 사건조작으로 촛불정부 경찰의 명예와 권위를 훼손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경찰을 적폐세력으로 몰아 비난했다.
이 지사는 이르면 5일을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며 고발 대상은 자신을 수사한 분당경찰서의 서장과 수사과장 등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의 경찰 고발 방침에 부인 김혜경씨와 조카(친형의 딸) 간의 강제입원 관련 통화내용을 담은 녹취파일이 재조명됐다.
지난 8월 SNS 등을 통해 퍼진 녹취 파일에는 김 씨가 조카에게 격양된 어조로 "내가 여태까지 너희 아빠 강제 입원 말렸거든. 너희 작은 아빠(이 지사)가 하는 거"라고 말해 이 지사가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 한 것을 사실상 자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지사 측은 다음 날 해당 통화 당사자가 김씨와 조카가 맞다면서도 김씨가 말한 강제입원의 의미는 말 그대로 ‘입원’이 아닌, 정식 절차에 따라 정신질환 진단을 받게 하겠다는 의미라고 해명한 바 있다.
분당경찰서는 지난 1일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검사 사칭과 분당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를 적용, 기소의견으로 이 지사를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이 지사가 2012년 당시 성남시장이라는 권한을 이용해 재선씨의 강제입원을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자체장이 필요에 따라 환자를 입원시킬 때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정신과 전문의 대면 상담 절차가 누락돼 있는데도 관계 공무원에게 강제입원을 지속해서 지시했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 지사의 경찰 고발 소식에 "형 강제입원 시킨다고 밝혔던 건 이 지사 부인 김혜경 씨 아닌가 (adam****)", "능력없는 경찰들 너무 많다. 수사권 남용 막아야 한다 (boss****)", "수사받는 중에 경찰을 고소하다니 (kimr****)"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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