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전에도 쓴소리를 했지만 이번처럼 작심하고 정면으로 정부를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이 자신이 설계한 ‘사람 중심 경제’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도 했다. 사람 중심 경제는 교육 등 인적 투자로 전문성을 키워 고부가가치 산업 구조를 형성해 성장동력을 확보하자는 것인데 인적 투자는 뒷전이고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만 부각되면서 본질이 흐려졌다는 것이다.
정책결정 방식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정책 결정, 집행, 소통 등 모든 단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데다 제대로 된 근거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을 무시하고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의도와 다르게 엉뚱하게 가고 있다고 했다. 최저임금을 업종별 차등 없이 일방적으로 올린 것이 대표적 예라는 것이다. 정책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기업의 기술 탈취 등은 고쳐야 하지만 속도가 너무 빨라 기업들이 위축돼 일자리 상황이 더욱 나빠진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 부의장의 말마따나 ‘최악’의 일자리 상황만 놓고 봐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수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현 정부가 일자리를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 등 ‘경제 투톱’ 교체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정책은 그대로이고 사람만 바꾸는 식이라면 그건 김 부의장이 지적한 ‘정의롭지 않은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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