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빵 성수기는 가을

입력 2018-11-04 18:52   수정 2018-11-0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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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40%가 10~11월 집중
SPC삼립 '요리형 호빵' 출시
GS25 등 편의점도 이색호빵 내놔



[ 김보라 기자 ]
쌀쌀한 바람이 불면서 호빵의 계절이 돌아왔다. 편의점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찜기를 들여놓고 ‘독점 판매’ 경쟁에 나섰다. 호빵시장은 연간 550억원 규모로 종류만 수십 가지에 달한다. 호빵의 성수기는 한겨울이 아니라 가을이다. 편의점의 호빵 매출은 10~11월에 약 40.2%가 집중된다.

호빵은 삼립이 1971년 출시했다. 달콤한 단팥소를 넣어 쪄먹는 방식의 국내 최초의 겨울철 빵이었다. SPC창업주인 고 허창성 명예회장이 빵과 찜통까지 직접 개발했다. 당시 일반 빵이 5원이었고, 호빵은 네 배 비싼 20원. ‘손 시린 겨울 호호 불어가며 먹는 빵’이라는 뜻의 호빵은 내놓자마자 불티나게 팔리며 하루 160만 개가 팔려나갈 정도였다. 48년간 누적판매량은 58억 개. 삼립호빵은 지난해 기준 연 335억원어치가 팔렸다. 2000년대 중반께 호빵은 잠시 정체기를 겪었으나 편의점이 급증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전체 양산빵 시장(4264억원)에서 호빵이 차지하는 비중은 13.1%로 일반 빵(33.2%)과 케이크(21.2%)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호빵의 인기가 높아지며 식사 대용으로도 손색없는 ‘요리형 호빵’ 출시도 늘고 있다. SPC삼립은 올해 단팥 야채 피자 등 기존 인기 메뉴를 포함해 골든에그호빵 버거호빵 옥수수호빵 치즈불닭호빵 등 12종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버거 호빵은 깨를 넣은 빵 속에 햄버거 재료인 고기·토마토·소스 등으로 만든 내용물을 넣어 햄버거 맛을 재현했다. 호호바오 고기만빵과 호호바오 새우만빵도 큼직한 고기와 새우를 넣어 한 끼 식사를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편의점들은 앞다퉈 독점 제품을 내놓고 있다. GS25는 커스터드크림과 계란을 넣어 반숙란 맛을 살린 ‘감동란 호빵’ ‘꿀씨앗 호빵’ 등을 내놨다. CU는 백종원 요리연구가와 공동 개발한 ‘찐빵도 요리다 시리즈’를 선보였다. 중화풍의 ‘고추잡채 찐빵’ ‘부추고기 찐빵’ ‘갈비 찐빵’ ‘열탄불고기 찐빵’ 등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도 단팥·야채·피자 등 기본적인 호빵을 비롯해 1인 가구에 맞춘 소포장 ‘밤톨이 호빵’ ‘스위트콘 호빵’ 등을 선보였다.

GS25 관계자는 “단팥, 야채, 피자 등 호빵의 맛이 단순했던 과거와 달리 중화풍, 안주류 등으로 메뉴가 확장되면서 지난해 단팥이 아닌 호빵 매출이 60%를 넘어섰다”며 “올해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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