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뚝딱' 되는 것 아니다…초·중·고 교육부터 기업가정신 녹여야"

입력 2018-11-04 19:29  

글로벌 인재포럼 2018 - 미래를 여는 도전

주요 세션 좌장 간담회

새 일자리 만드는 인재 필요
"창업은 특별한 사건이 아닌
일상 발생하는 일로 인식돼야"

"젊은이들 위험 회피 성향 내재화
창업 실패에 대한 비용 낮춰줘야"

창의·융합교육 활성화 시급
"한 문제 더 맞추는 주입교육 탈피
개개인 재능에 초점 맞춘 교육돼야"

"10년후 대학 서열은 의미 없어져
청년들 교육방식이 대학 생존 좌우"



[ 구은서/장현주 기자 ]

오는 6~7일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8’ 주요 세션을 맡은 좌장들은 4일 좌장간담회에서 한국이 당면한 저성장 위기를 헤쳐나갈 해법으로 ‘기업가정신’과 ‘창업’을 꼽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주체는 결국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기업가들이라는 이유에서다. 좌장들은 따라서 한국의 인재양성 방식도 기업가정신을 키워주는 쪽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창업이 ‘일상’ 돼야”

인적자원(HR)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글로벌 인재포럼 2018’의 좌장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현존하는 일자리에 안착하는 인재가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줄 아는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기업가정신 교육’을 일찍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의 창업 교육이나 창업 지원 대부분은 대학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권대봉 고려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는 “초·중·고교 교과과정부터 기업가정신이 녹아 있어야 한다”며 “우리나라처럼 대학에 들어와서 갑자기 ‘창업하라’고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창업의 문턱부터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동성 인천대 총장은 “중국이나 미국의 젊은 창업가들을 보면 정부나 남의 돈을 빌리지 않고 허름한 창고에서 자기 호주머니 돈으로 창업을 한다”며 “청년들에게 창업이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적인 일로 여겨져야 한다”고 말했다.

창업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청년들에게 대학 입학시험과 기업 입사 과정에서 가산점을 주는 방안도 제시됐다. 박상철 한국산업기술대 지식기반기술에너지대학원 교수는 “창업에 실패한 청년이 우선적으로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춘다면 효과가 클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종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도 “현재 젊은이들은 어린시절 외환위기 상황 등을 목격하며 위험회피적 성향을 내재화했다”며 “창업 실패에 대한 비용을 낮춰줘야 또 다른 벤처 붐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사례를 들어 다방면에서 창업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이스라엘 스타트업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만난 적이 있는데 ‘군대에서 코딩을 처음 제대로 배웠다’고 하더라”며 “이스라엘 군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창업의 요람으로 기능하고 있는데 한국 군대는 청년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간판보다는 능력이 우선

전문가들은 주입식 교육,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창의·융합교육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획일화된 교육이 시대를 역행하며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2018년 대학 진학률은 6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학생 개인의 적성과 상관 없이 ‘SKY(서울·고려·연세)’대, 대기업 입사로 이어지는 획일적 목표를 강요하는 사회적 풍토가 교육, 고용, 경제 등 사회 전반의 불균형을 가져온다는 분석이다.

강인애 경희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학교 현장에서 최근 자유학기제나 메이커 교육 등 학생 개인의 꿈과 재능에 초점을 맞춘 교육이 시도되고 있다”며 “학부모도 ‘어떻게 하면 아이가 시험에서 한 문제를 더 맞히게 할까’를 넘어 미래형 교육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입제도 개편으로 대표되는 평가방식 변화에도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최연구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협력단장은 “프랑스에서 논술식 대입시험(바칼로레아)을 치른 지 200년 정도 됐다”며 “받은 점수에 대해 이의신청하지 않는 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기에 가능했던 역사”라고 덧붙였다.

교육 현장이 바뀌기 위해서는 실무능력 중심 채용 등 기업과 사회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청년들에게 ‘서울대 안 나와도 내 역량을 충분히 인정받으면서 잘살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먼저”라며 “시험 점수에 ‘올인’하지 않고도 내 능력을 증명할 다양한 길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은서/장현주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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