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 이어 사우디 사태…요동치는 중동

입력 2018-11-0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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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5일부터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본격화한다.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제3국 정부, 기업, 은행, 개인을 모두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을 시행한다. 애초 이란 제재에 반대하던 유럽, 중국 석유기업들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기로 하는 등 제재에 동참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이란 제재가 국제 유가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란은 하루 38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로 많다. 국제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을 초래해 신흥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원유 소비량의 80%를 수입에 의존하는 인도 경제가 대표적이다. 지난 8월 최고점을 기록했던 인도 주가는 두 달 만에 16% 추락했다. 인도 통화인 루피화 가치도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이란과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사면초가에 놓였다. 자국 왕실을 비판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한 사건의 여파가 일파만파 커지면서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가 사우디에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지난달 사우디 정부가 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도 대다수 국가와 글로벌 기업이 불참했다. 중동에서 대립하는 양대 진영의 맹주 역할을 하는 이들 두 나라가 위기에 놓이면서 중동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직면한 위기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까지 오게 됐는지, 국제 경제에 어떤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지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김형규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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