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정치 시계'…잠행 끝내고 목소리 높이는 野 비주류 중진들

입력 2018-11-06 18:02  

당권도전 채비 유기준·정우택
"비대위 마감하고 전대 열어야"

바른미래 정병국 작심발언
"현역부터 지역사무실 폐쇄하라"



[ 박종필 기자 ]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의 비주류 중진의원들이 잇따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신중하던 중진들이 차기 지도부 교체와 범보수 진영의 정계 개편 논의가 빨라지면서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 중진들은 6일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빨리 종식하고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직강화특별위원으로 영입된 전원책 변호사가 최근 비대위 체제 연장 가능성을 내비치자 나온 반발이다. 유기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보수의 미래 포럼’ 세미나를 열고 “지금 비대위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른 시일 내에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비대위가 당협위원장을 교체하고 당을 정비한다고 하지만 이 역시 새 지도부가 해야 한다”고 조강특위 활동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정우택 의원도 “비대위가 가동 중이지만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 대표가 모든 걸 추진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어 “비대위는 전당대회를 잘 치를 여건을 마련하고 좋은 당 대표가 나올 수 있도록 정치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친박(친박근혜)계에 속하며 차기 지도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유 의원은 오는 12월에 열릴 원내대표 경선에, 정 의원은 내년 2월 예정인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 나설 채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비박근혜)계인 나경원 의원도 이날 행사에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전당대회 등 당권 경쟁 구도에 뛰어들 용의가 있는지 묻자 “룰(경선 규칙)을 좀 봐야겠다. 아직은 생각 중에 있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다만 “(차기 당 지도부는) 집단지도체제가 낫다”고 말해 당 대표가 전권을 갖는 단일지도체제를 선호한다고 밝힌 정 의원과는 다른 의견을 나타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보수파 중진의원으로 분류되는 정병국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해 손학규 지도부가 진행 중인 지역위원장 선정 등 조직정비 과정을 비판했다.

정 의원은 손학규 대표가 지역위원장 공모 심사 기준을 대폭 강화한 것을 겨냥해 “기준만 강화한다고 해서 좋은 인재를 모집할 수 없다”며 “출신지와 학벌·직업·재산·당 기여도·모집당원 숫자, 가족 학력과 상세 직업까지 따지는 것은 과거 기존 정당이 해온 방법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역 의원부터 지역구 사무실 폐쇄 등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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