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인허가·확장 과정에서 3억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던 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이 도주 8년 만에 검거됐다.
전주지검은 지난 6일 오후 7시 20분께 인천광역시 연수구 한 식당에서 최 전 교육감을 붙잡았다고 7일 밝혔다. 체포 당시 최 전 교육감은 수사관들이 "최규호가 맞느냐"고 묻자 순순히 시인하고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인천 송도의 20평대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제3자 명의로 대포폰을 쓰고 있었다.
최 전 교육감은 2007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이 9홀에서 18홀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교육청 소유인 자영고 부지를 골프장이 매입하는 데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3차례에 걸쳐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검찰은 돈을 전달한 교수 2명을 체포해 진술을 확보한 뒤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 검찰은 당초 이들로부터 "골프장 측에서 돈을 받아 전달했다"는 말을 듣고도 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최 전 교육감은 잠적했다.
검찰은 뒤늦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최 전 교육감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체포조를 투입했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이후 최 전 교육감은 몸을 감췄고 검찰은 전주와 김제, 서울 등 최 전 교육감의 연고지를 중심으로 행적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병원 치료기록과 신용카드 이용 내역, 휴대전화 사용 이력 등 생활반응 수사도 무위에 그쳤으며 지난 4월에는 최 전 교육감의 장례가 전주 시내 한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는 낭설이 퍼지기도 했다. 검찰은 최 전 교육감의 친형이 숨진 게 와전된 것으로 확인했다.
최 전 교육감은 현재 교도소에 수감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최 전 교육감이 인천에서 상당 기간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간 도피했고 돈이나 거처를 제공한 인물이 다수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친동생으로 국회의원을 지낸 최규성 농어촌공사 사장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더 수사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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