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규제 완화·분배 확대 빅딜 받겠다"…대한상의 당혹

입력 2018-11-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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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그런 제의한 적 없다"

상의 "박용만 회장의 발언
빅딜 해석 보도는 사실과 달라"

민주당, 가짜뉴스 비판하면서
사실 확인도 않고 논란 키워



[ 김우섭/도병욱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규제완화와 분배 확대라는 ‘빅딜’을 제안한 것에 주목한다”며 본격 협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한상의는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박 회장이 빅딜을 제안한 적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얼마 전 (박 회장과) 만나 오랫동안 (규제완화와 취약계층 분배 확대를 교환하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공식화해서 제안한 것 같다”며 “취지를 잘 파악해 조만간 대한상의와 협의하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은 박 회장이 지난 5일 “생명·안전 등 필수 규제를 제외한 나머지는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며 “그러면서 혁신과 변화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한 해석이었다. 민주당은 정치권과 정부가 규제 개혁에 나설 경우 박 회장이 기업들을 설득해 세수 부담 등 일정 부분 고통을 분담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했다. 정부 여당이 규제완화와 취약계층 분배 문제를 두고 적절한 타협점을 찾으면 사회적 대타협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의 제안은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이 추구하는 목표”라며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그러나 이 대표의 반응에 당황하며 “빅딜을 제안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박 회장이 규제완화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사회안전망 확충과 재원 조달이란 큰 그림이 필요하다고 얘기한 것”이라며 “한겨레신문이 이를 ‘빅딜’ 제안으로 해석해 보도했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경제계에선 집권 여당 대표가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 확인 작업을 거치지 않고 빅딜을 제안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한상의 측에 박 회장 발언에 대한 진위를 묻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본인 의도와 다른 취지의 기사가 나가고, 이를 정치권에서 확산시킨 데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가짜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민주당이 사실 확인도 안 한 채 논란을 확산시켰다”고 지적했다.

김우섭/도병욱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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