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전에선 3일이면 스타트업 창업…실리콘밸리보다 하드웨어 생태계 뛰어나"

입력 2018-11-07 17:34  

글로벌 인재포럼 2018 - 미래를 여는 도전

리허엑스 COO

창업가 격려하는 사회 분위기
세계 어느곳보다 제품 제작 빨라루산



[ 이승우 기자 ]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7일 현재 세계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의 숫자는 284곳이다. 이 가운데 중국 기업이 82곳으로 미국(134곳)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올해 들어 새로 유니콘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모두 79곳이었는데 중국 기업이 26곳으로 미국(33곳)을 바짝 뒤쫓았다. 지난 몇 년간 미국의 승차공유 업체 우버가 차지하고 있던 세계 최대 유니콘 타이틀 역시 중국의 인공지능(AI) 기반 미디어 기업인 터우티아오가 차지했다.

중국 선전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원기관인 리허엑스의 루산 최고운영책임자(COO·사진)는 7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8’의 ‘중국 스타트업 유니콘의 비밀’ 세션 발표자로 나서 ‘대중창업 만민혁신’이란 키워드를 제시했다. 2015년 리커창 중국 총리가 처음 내세운 슬로건으로 창업을 통한 혁신을 중국의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루 COO는 “지난 30여 년간 개혁·개방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사회가 안정되면서 창업을 통해 성공하겠다는 욕구를 가진 사람이 크게 늘었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창업가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분위기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리허엑스는 선전시 정부와 칭화대가 공동으로 설립한 투자기관 리허그룹 산하 조직으로 스타트업 투자와 지원을 전담하고 있다.

실제로 창업자를 대하는 정부 태도도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루 COO는 “예전에는 선전시에서 회사를 하나 세우려면 각종 서류 업무 때문에 2~3개월이 걸렸지만 지금은 워킹데이로 3일이면 충분하다”며 “최근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상하이에 기술창업주 전문시장을 개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고 강조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다른 회사가 쉽게 따라하기 힘든 기술적 문턱이 있는 회사가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지 않으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식품 안전이나 스마트 제조, 클린 테크 같은 영역을 추천했다. 정부의 직접적인 규제를 받는 통신 설비나 정보보안, 경쟁이 치열한 온·오프라인 연계(O2O) 관련 사업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드웨어 전문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따궁팡의 딩춘파 대표는 선전의 하드웨어 서플라이 체인을 중국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딩 대표는 “선전이 실리콘밸리와 맞먹는 ‘혁신의 수도’가 된 이유는 하드웨어 생태계 덕분”이라며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게 제품을 만들고 기술적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타트업이 선전에서 특정 제품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1이라면 서울은 3~5, 실리콘밸리는 5~8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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