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3년 만에 달라졌다"…새 얼굴 드러낸 제네시스 'G90'

입력 2018-11-08 15:22  

이름 바꿔 달고 신차급 변화
독특한 그릴과 헤드램프
번호판 위치 범퍼로 옮겨
브랜드 정체성 구축, ‘제2의 도약’




‘얼핏 봐도 강렬하기 때문에 제네시스인지 알 수 있다.’

오는 27일 출시를 앞두고 먼저 본 제네시스 G90(기존 EQ900)은 이같은 느낌을 줬다. 신차 못지않은 변화와 ‘역동적 우아함’을 강조한 디자인은 또 한 번의 도약을 예감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고급 명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수준에 올랐다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8일 서울 대치동 전용 전시관에서 플래그십(최상위) 세단 G90을 공개했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은 이 자리에서 “G90은 세단 라인업을 완성하는 모델”이라며 “제네시스가 나아갈 방향과 요소를 모두 갖췄다”고 강조했다.

G90은 2015년 12월 EQ900이 처음 나온 뒤 3년여 만에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됐다. 해외와 마찬가지로 차명은 G90으로 통일했다. 현대차의 기함(旗艦) 세단이었던 에쿠스를 연상시키는 EQ를 뺐다.

◆ 신차 못지않게 바뀐 얼굴

G90은 신차급 변신을 시도했다. 앞을 보면 풀 LED(발광다이오드) 쿼드 헤드램프와 변형된 육각형 모양 크레스트 그릴이 무게감 있게 자리잡았다. 공기 흡입구는 모서리가 둥근 세 개의 삼각형이 모인 형상을 하고 있다.

헤드램프는 앞바퀴 펜더를 따라 옆면으로 부드럽게 이어진다. 다만 이어져 나온 곳은 관련 법규에 따라 방향지시등 역할을 한다.

헤드렘프에서 뻗어나온 캐릭터 라인(자동차의 차체 옆면 중간 부분에 수평으로 그은 선)은 전체 외관을 둘러싸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수평적 구조 실현이 콘셉트”라며 “최상위 세단에 걸맞은 웅장함과 안정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측면에서는 앞유리부터 지붕(루프)까지 흐르는 유려한 곡선과 바퀴살(스포크)이 많은 전용 휠이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다.

뒷모습은 안정감을 연출한 게 특징이다. 트렁크 중앙에 있던 번호판을 범퍼 쪽으로 내리고, 빈 공간에 제네시스 영문명을 넣었다. 리어콤비네이션램프는 고급차 브랜드인 링컨과 유사하다.

실내 인테리어는 수평적으로 배치했다.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 패널보드)와 도어 트림엔 목재 소재를 넣었다. 장착된 12.3인치 디스플레이는 버튼 개수를 최소화해 간결한 인상을 준다.

내장 색상은 갈색과 푸른색 투 톤(색을 달리하는 디자인) 등 7가지를 제공한다. 제네시스의 전기차 콘셉트카인 ‘에센시아 콘셉트’와 비슷한 느낌이다.

◆ 첨단 사양과 정숙성 높인 기술 돋보여

G90은 최상위 세단답게 정숙성이 한 차원 높아졌다. 소음을 줄이기 위해 곳곳에 신소재 흡음재와 차음재를 적용했다.

이와 함께 전자제어장치(ECU)가 소리를 센서로 감지, 상쇄하는 음파를 스피커로 내보내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 기술이 탑재됐다.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서스펜션은 감쇠력을 능동적으로 배분해 편안한 승차감을 준다.

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도 빠트리지 않았다. 국산차 최초로 ‘내비게이션 자동 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넣었다.

열선·통풍 시트 등을 스스로 제어하는 ‘운전석 자동 쾌적 제어’,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활용한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인 ‘카카오 아이’, 제네시스 커넥티드카(통신망과 연결된 자동차) 서비스 앱(응용프로그램) 등도 갖췄다.

이 밖에 차로 유지 보조와 후방 교차 충돌방지, 안전하차 보조, 전방 충돌방지 기능은 전 트림(세부 모델)에 기본으로 장착했다.

G90은 3.3 터보 가솔린, 3.8 가솔린, 5.0 가솔린 등 세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구성돼 있다. 오는 12일부터 사전 계약을 받는다. 판매 가격은 세부 모델별로 7706만~1억1878만원부터 시작한다.

◆ 또 한 번 도약하는 제네시스

현대차는 G90 출시를 계기로 ‘진정한 제네시스’ 라인업 확충에 힘 쏟는다. 2015년 11월 브랜드 출범 이후 선보인 EQ900과 G80은 각각 에쿠스와 2세대 제네시스를 변경한 모델 이었다. 완전한 신차는 스포츠 세단 G70이 유일하다.

이날 완전 변경(풀 체인지) 수준의 디자인 변경을 이룬 G90은 정체성 강화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 전무는 “G90은 제네시스 전 라인업 디자인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첫 번째 SUV인 GV80와 신차 G80이 잇달아 출격을 앞두고 있다. 나아가 2020년까지 6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당당한 행보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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