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디스플레이 부품장비株
"IT 랠리 이끌 것" 기대감 커져
SKC코오롱PI·비에이치·에스맥
KH바텍·인터플렉스 등 급등
[ 오형주 기자 ]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폰을 이르면 내년 초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종목이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포화 등으로 한동안 부진했던 휴대폰·디스플레이 부품장비주가 폴더블폰 시대를 맞아 다시 ‘정보기술(IT)주 랠리’를 이끌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부품별 수혜주 찾기 한창
8일 코스닥시장에서 SKC코오롱PI는 2300원(6.50%) 오른 3만7700원에 마감했다.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합작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폴더블폰에 들어가는 폴리이미드(PI) 필름을 생산한다. 이날 모회사인 SKC(3.50%)와 코오롱인더스트리(3.82%)를 비롯해 인터플렉스(16.04%) 비에이치(15.74%) KH바텍(13.74%) 파인텍(8.09%) 에스맥(7.21%) 이녹스첨단소재(2.06%) 등 폴더블폰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내년 초 폴더블폰 출시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부품 공급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개발자콘퍼런스(SDC) 2018’에서 폴더블폰에 적용할 디스플레이와 사용자환경(UI)을 처음 공개했다. 전자업계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내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나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폴더블폰 출시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폰 양산을 위해서는 통상 출시 2~3개월 전부터 부품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증권가는 발 빠르게 ‘폴더블폰 수혜주’ 찾기에 나섰다. 폴더블폰 화면에 들어가는 액정커버 공급사로는 투명폴리이미드(CPI) 필름 양산 기술을 보유한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가 꼽힌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액정커버로 강화유리가 주로 쓰였지만 폴더블폰에서는 유연성과 두께 면에서 우수한 CP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화면 보호용 필름 역시 기존 폴리에스테르(PET) 필름이 PI 필름으로 대체되면서 관련 기술을 가진 SKC코오롱PI와 이녹스첨단소재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터치 패널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와 터치 센서를 결합한 ‘Y-OCTA(와이옥타)’ 기술이 적용되면서 해당 기판을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하고 있는 비에이치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폴더블폰을 접었다 펼 때 이음새 역할을 하는 경첩(힌지)은 KH바텍이 수혜주로 거론된다. 기존 스마트폰 대비 더욱 넓고 얇아진 디스플레이 패널을 떠받칠 기판 제조사로는 삼성전기와 비에이치가 꼽힌다.
폴더블폰발(發) ‘IT 랠리’ 기대 솔솔
전문가들은 폴더블폰 출시가 성장이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대당 150만~200만원의 비싼 출시가격이 수요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 새로운 사용자 경험과 편의성 등을 제공한다면 수요 창출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은 내년 300만 대에서 2020년 1400만 대, 2022년에는 5000만 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IT주가 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2010년대 초반 이후 제2의 도약기를 맞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또 폴더블폰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따라 이어지는 휴대폰·디스플레이 관련 부품장비주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아직 어떤 업체가 폴더블폰 부품을 공급하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특정 종목에만 베팅하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예전부터 폴더블폰 수혜주로 거론돼온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9월 삼성전자가 일본 스미토모화학에 시제품 생산에 필요한 CPI 필름 공급을 맡겼다는 소식에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며 “관련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더욱 안전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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