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노형욱 모두 이낙연이 천거…다시 한번 입증된 '실세 총리'

입력 2018-11-09 17:50   수정 2018-11-10 07:58

洪·盧 업무능력 두터운 신임
靑 "총리가 강력 추천" 첫 언급
책임총리로서 위상 한층 높여



[ 김채연 기자 ]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2기 내각 인사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낙연 국무총리(사진)의 강력한 천거가 있었다”고 했다. 대통령이 단행한 인사에 총리 천거를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치권에선 이번 인사가 청와대만의 독단이 아니라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와의 협의를 통해 이뤄졌음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수석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에 대해 “정부 출범 이후 70여 차례 진행된 이 총리와 대통령의 주례보고에 배석해 누구보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데다 이 총리의 강력한 천거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후임 국무조정실장에 임명된 노형욱 국무조정실 2차장에 대해서도 “노 실장 역시 이 총리께서 추천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부총리 등 내각 인사를 단행하면서 총리의 천거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2인자로서 총리의 국정 수행에 힘을 실어주려는 행위”라고 분석했다. 청와대는 책임총리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 총리는 매주 월요일 오찬 회동을 이어가며 주요 국정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해왔다. 이 총리가 대통령을 대신해 장거리 해외 순방을 나갈 때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내준 것도 문 대통령의 이 총리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사례다.

‘까칠한’ 이 총리가 홍 후보자를 점찍은 것은 홍 후보자의 꼼꼼한 업무 능력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에서 정책조정수석실 기획비서관과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을 지내 전임 정부 사람으로 낙인 찍힐 수 있는데도 문재인 정부에서도 계속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다. 노 실장도 이 총리의 광주 제일고 후배로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측근’이 약진하면서 이 총리에게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 총리를 보좌하던 홍 후보자가 경제부총리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내각을 통솔하는 총리의 업무 장악력도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에도 미세먼지 대책 등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명목상으로만 존재하던 인사 추천권을 실제 행사함으로써 ‘존재감’을 재확인했다. 최근 들어 이 총리는 사립유치원 사태와 관련해 “민간 보육사업은 공공성과 사유재산이라는 양면성이 있다”고 말하는 등 잇따른 소신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 총리는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범진보진영 정치인 중 가장 앞서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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