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통장·골드바 보증까지…'블록체인 실험' 열올리는 은행들

입력 2018-11-09 18:03  

[ 안상미/김순신 기자 ] ‘고객 인증, 기부금 통장, 골드바 보증서, 파생상품 거래….’

국내 주요 은행들이 시범 도입 중인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서비스와 상품이다. 블록체인은 수많은 컴퓨터에 거래장부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이다. 복잡한 거래 인증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이 높고 비용절감 효과도 있다.

은행권에서 블록체인 실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한은행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신규 사업과 서비스 발굴을 위해 지난 7월 디지털전략본부 내 블록체인랩을 별도로 신설했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서비스가 ‘골드바 선물하기’다. 신한은행에서 골드바를 구입하면 종이 보증서와 함께 블록체인 보증서를 제공해 종이 보증서를 분실해도 골드바를 환매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파생상품거래 서비스에도 블록체인을 도입해 시범 운영 중이다. 금리파생상품인 이자율 스와프(IRS)거래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체결 절차를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기록, 업무 처리를 간소화했다. 신한은행은 연내 도입을 목표로 은행, 카드 등 그룹 계열사를 통합한 신한그룹 블록체인 인증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통해 보안성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외부기관에 위탁하는 인증 비용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블록체인 기술을 입힌 ‘기부금 관리 통장’을 개발해 특허출원 중이다. 이 통장에 예금을 예치하면 월 단위 이자가 기부 토큰으로 생성돼 디지털월렛(전자지갑)으로 옮겨져 예금자가 지정한 기부단체로 전달된다. 토큰에 기부자 태그(TAG)를 달아 토큰의 전달 경로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증명서 발급 시스템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시범 운영 중이다.

하나금융은 신세계면세점과 일본 미즈호은행, 대만 타이신은행, 태국 시암은행과 센트럴그룹 등 10여 개국 30여 개 업체의 포인트와 마일리지를 블록체인으로 연결, 상호 교환해 쓸 수 있는 글로벌 통합 결제망 ‘글로벌로열티네트워크(GLN)’ 구축에 나섰다. 예를 들어 GLN 앱에서 하나머니를 대만 타이신은행을 이용하는 지인에게 송금하거나 태국 센트럴그룹 쇼핑몰에서 상품도 구입할 수 있다.

안상미/김순신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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