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은행들이 시범 도입 중인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서비스와 상품이다. 블록체인은 수많은 컴퓨터에 거래장부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이다. 복잡한 거래 인증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이 높고 비용절감 효과도 있다.
은행권에서 블록체인 실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한은행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신규 사업과 서비스 발굴을 위해 지난 7월 디지털전략본부 내 블록체인랩을 별도로 신설했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서비스가 ‘골드바 선물하기’다. 신한은행에서 골드바를 구입하면 종이 보증서와 함께 블록체인 보증서를 제공해 종이 보증서를 분실해도 골드바를 환매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파생상품거래 서비스에도 블록체인을 도입해 시범 운영 중이다. 금리파생상품인 이자율 스와프(IRS)거래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체결 절차를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기록, 업무 처리를 간소화했다. 신한은행은 연내 도입을 목표로 은행, 카드 등 그룹 계열사를 통합한 신한그룹 블록체인 인증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통해 보안성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외부기관에 위탁하는 인증 비용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블록체인 기술을 입힌 ‘기부금 관리 통장’을 개발해 특허출원 중이다. 이 통장에 예금을 예치하면 월 단위 이자가 기부 토큰으로 생성돼 디지털월렛(전자지갑)으로 옮겨져 예금자가 지정한 기부단체로 전달된다. 토큰에 기부자 태그(TAG)를 달아 토큰의 전달 경로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증명서 발급 시스템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시범 운영 중이다.
하나금융은 신세계면세점과 일본 미즈호은행, 대만 타이신은행, 태국 시암은행과 센트럴그룹 등 10여 개국 30여 개 업체의 포인트와 마일리지를 블록체인으로 연결, 상호 교환해 쓸 수 있는 글로벌 통합 결제망 ‘글로벌로열티네트워크(GLN)’ 구축에 나섰다. 예를 들어 GLN 앱에서 하나머니를 대만 타이신은행을 이용하는 지인에게 송금하거나 태국 센트럴그룹 쇼핑몰에서 상품도 구입할 수 있다.
안상미/김순신 기자 sarami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