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 그래도 청약통장 유지하는 게 낫다"

입력 2018-11-0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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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 청약제도 개편

최소 75% 무주택자 우선 배정
1주택 당첨 가능성 희박해졌지만 가점제…오래 될수록 '유리'

"해지하고 미분양·재건축 투자…
당첨확률보다 효과적" 주장도

가입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



[ 윤아영 기자 ]
이달 중 청약제도가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규모 개편된다. 1주택 이상 보유한 이들에겐 청약통장이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대다수 전문가는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낫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해지보다 보유시 활용도 더 커

국토교통부는 이달 ‘주택공급에 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내놓고 적용할 예정이다. 추첨제 물량의 최소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게 골자다. 나머지 25% 역시 무주택자 추첨에서 떨어진 사람과 1순위 1주택자가 경쟁하도록 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물량의 50%를,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전용 85㎡ 이하 25%와 전용 85㎡ 초과 70%를 추첨제로 공급하고 있다. 1주택자의 당첨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청약통장이 당장은 필요없어졌지만 청약통장을 오래 보유하고,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가점을 주는 지금 구조가 유지된다면 통장 해지가 답이 아니다”고 조언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서울 등 투기과열지역에서 1순위가 되려면 청약통장에 가입해서 최소 2년 이상 지나야 한다”며 “가입기간이 길수록 청약 가점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청약통장에 일정 금액과 일정 납입 횟수를 만족했다면 납입을 중단하면 된다”며 “청약통장의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도 금리가 낮아 부담이 작다”고 설명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담보로 한 대출은 이자가 낮다. 1000만원을 빌려도 월 이자가 8000원 수준이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청약통장에 돈이 묶여 있을 때의 마이너스 효과보다 보유했을 때의 활용도가 더 크다”고 말했다.

청약통장 가입자 되레 늘어

청약통장을 당장 해약하라고 조언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당첨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한 전문가는 “청약제도가 추첨제로 바뀌더라도 당첨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확률에 기대기보다 부동산시장을 연구해서 저점에 미분양 물량 및 기존 주택을 사는 게 재테크 측면에서 월등히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어차피 당첨 가능성이 떨어지는 신규 아파트 청약을 고집할 필요 없이 재개발·재건축 투자에 나서는 게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은 일반분양자보다 좋은 동·호수를 골라잡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분양시장 침체기에 미분양 아파트를 골라잡는 것도 내집 마련의 한 방법으로 꼽힌다. 현재 서울에서 최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도 분양 당시 미분양이었다.

청약통장 무용론에도 불구하고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혼희망타운, 3기 신도시, 재개발·재건축 일반분양 등 신규 분양을 노리는 청약통장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국의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 청약예금·부금, 청약저축) 가입자는 총 2419만8242명이다. 8월 말에 비해 13만4537명 증가했다. 유일하게 신규 가입이 가능한 ‘만능통장’인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9월 말 2231만1433명으로, 전달 대비 14만1727명 증가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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