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명품 선호 현상, 도 넘었다

입력 2018-11-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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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명품 선호 경향이 도를 넘은 지 오래다. 지금도 명품은 비쌀수록 더 잘 팔린다고 하니, 우리의 명품 사랑은 단순한 취향을 넘어 거의 중독 상태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시장조사기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가방 시장 규모는 ‘명품 종주국’ 프랑스의 3조301억원보다 많은 3조2353억원으로 나타났다. 세계 5위에 오른 지 2년 만에 프랑스를 밀어내고 4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수년간 이어지는 장기불황이라는 경제 상황과는 무색하게 명품 수입차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일부 부유층에 한정된 것으로 여겼던 명품 선호 풍조가 최근 들어 중산층에까지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지나친 명품 선호는 과소비를 조장할 뿐만 아니라 외화 유출과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적지 않은 폐해를 낳는다.

내수 진작을 위해 소비를 늘리는 것이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는 낭비하라는 얘기가 아니며 근검절약 정신까지 잊어서는 안 된다.

명품 소비 자체가 큰 잘못은 아니지만, 지나친 명품 선호는 바람직한 소비행태가 아님이 분명하다. 명품에 탐닉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공허한 마음을 물질로 감춰보려는 내면의 생각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무턱대고 외국 명품만을 맹목적으로 선호하는 왜곡된 소비문화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자신의 경제적 수준이나 능력에 맞는 신중한 소비, 필요에 따른 계획성 있는 소비를 생활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는 명품이라고 무조건 선호할 것이 아니라 명품의 참가치를 생각하며 올바르고 합리적인 소비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김은경 <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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