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11월) 초 중국 허난성에 위치한 한 택배회사. 이곳에 회색 바지저고리 차림의 소년들이 깜짝 등장해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이들의 정체는 소림사 동자승. 올해 중국 연중 최대 쇼핑 할인행사인 '광군제'를 대비해 택배회사로부터 임시로 고용된 택배기사다.
이 택배업체 사장은 "지난해 초에는 택배가 200건 밖에 되지 않았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하루에 1000건이 쏟아져 5배나 늘었다"며 "더 많은 물량이 쏟아지는 광군제를 염두에 두고 인력을 확충했다"며 동자승들을 택배기사로 고용한 배경을 설명했다.
택배기사로 변신한 동자승은 하루 500여건의 택배를 배송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 거래액을 기록한 중국 광군제 영향으로 택배 물량이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2일 알리바바에 따르면 광군제 행사가 진행된 11일 0시(현지시간)부터 24시간 동안 매출액이 2135억위안(약 34조7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1682억위안(약 27조3000억원) 보다 약 27% 늘어난 규모로, 당초 예상치인 2000억위안(약 32조5000억원)을 웃돌았다. 행사 종료 약 5시간을 남기고 매출액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올해 기록한 매출액은 2009년 첫 광군제 매출 5200만위안(약 85억원)의 약 4100배에 달한다. 10년째를 맞은 광군제 행사는 매년 거래액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해 왔다.
이에 발맞춰 중국 광군제 택배 물량도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날 광군제 행사 종료 약 7시간을 앞두고 택배 물량은 지난해 8억1200만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2009년에는 26만건에 불과했다. 밀려드는 택배 물량에 알리바바와 징둥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는 올해 택배 로봇 등을 활용해 대응할 계획이다.
알라바바의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는 이미 지난달 장쑤성 우시 사물인터넷(IoT) 미래단지에 위치한 스마트 로봇 창고에서 약 700대의 물류 로봇을 정식 가동했다. 면적만 3만㎡(약 9000평)에 이르는 대형 물류 창고를 이용해 택배 물량을 소화할 예정이다.
전자상거래 2위 업체 징둥도 배송로봇 등을 투입하고 택배 기사들을 위한 장려금 700만위안(약 11억4000만원)을 내놓고 택배 전쟁에 가세한다.
중국 국가우정국은 "이달 11일부터 16일까지 처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택배 배송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늘어난 18억7000만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돌파할 것"이라며 "광군제 배송 기간에 하루 최대 택배 배송 처리 건수는 4억1000만건으로 하루 평균 처리 건수의 3배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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