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회째를 맞는 '광군제'가 역대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다. 광군제는 중국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가 만든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세계 최대 쇼핑 축제다.
알리바바는 광군제 행사를 시작한 11일 자정(현지시간)부터 24시간 동안 매출액이 2135억위안(약 3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하루 동안 벌어들인 돈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매출(65조4600억원)의 절반을 넘는다. 이는 지난해 1682억위안(약 27조3000억원)보다 27%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당초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악화로 올해 광군제 거래액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광군제는 뚜껑이 열리자마자 이 같은 비관론을 잠재웠다. 개장 2분 5초 만에 매출액 100억위안(약 1조6000억원)을 돌파했다. 2012년 하루 거래액인 191억위안(약 3조1000억원)을 넘어서는 데는 4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오후 4시께엔 지난해 광준제 총 매출액을 넘어섰다. 올해 매출액인 2125억위안은 2009년 첫 광군제 당시 매출액 5200만위안(약 85억원)의 4100배 수준이다.
광군제는 중국 경제 성장과 함께 매년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해왔다. 원조격인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온라인 매출보다 10배 정도 큰 세계 최대 쇼핑 축제 축제로 자리잡았다. 이번 광군제는 내년 9월 은퇴를 예고한 마윈 알리바바 회장 체제에서의 마지막 행사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알리바바는 광군제 대상 영역을 서비스 분야로도 확대했다. 이날 하루 중국 소비자들은 식당과 숙박, 음식 배달 앱 등을 통해서도 할인 혜택을 누렸다. 수퍼마켓 체인인 허마선생 등 알리바바 계열 오프라인 매장들도 참여했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올해 광군제에 75개 국가의 1만9000여 해외 브랜드가 참여했다. 2009년 첫 행사에 참여한 브랜드는 27곳에 불과했다. 나이키와 유니클로, 아디다스, 애플, 샤오미, 등이 1억위안(약 162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은 해외직구 국가 가운데 일본과 미국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지난해엔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5위를 기록했다.
거래액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8억1200만 건이던 거래 건수는 올해 10억 건을 넘어섰다. 마윈의 뒤를 이어 내년 회장에 오르게 되는 장융 CEO는 "2036년에는 지구촌 20억명에게 알리바바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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