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페이 성장할수록 갤럭시 판매 긍정적
"한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쓴 사람은 없어요"
온라인을 중심으로 삼성 페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번 결제하게 되면 습관처럼 계속 사용하게 된다는 중독성에 대한 공감이 주를 이룬다. 삼성 페이를 사용하기 위해 갤럭시 스마트폰을 산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삼성 페이는 지갑을 대체하는 역할을 하면서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를 잡아두는 록인(lock-in·가두기) 전략의 핵심이 됐다.
지난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가 가장 많이 쓴 간편결제 앱은 '삼성 페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앱분석업체 와이즈앱의 10월 안드로이드 간편결제앱 현황에 따르면 사용자가 가장 많았던 앱은 '삼성 페이'로, 삼성 페이 이용자는 전년동월대비 58% 증가한 1040만명을 기록했다.
삼성 페이가 처음 도입된 2015년 9월. 이때만 해도 '이게 될까'라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돈을 쓰는 행위까지 스마트폰으로 수행한다는 자체에 거부감이 있었던 것. 그러나 써 보니 달랐다. 삼성 페이는 탁월한 편의성과 범용성으로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삼성 페이가 사용 가능한 단말은 3년전 '갤럭시S6'를 시작으로 최근 선보인 '갤럭시노트9'까지 21대로 늘었다.
우선 삼성 페이는 쓰기에 편하다. 지문과 홍채인증 만으로 쉽게 결제할 수 있어 사용 빈도는 갈수록 높아졌다. 계산시 지갑을 꺼내지 않고 스마트폰을 신용카드 단말기에 대는 모습도 어색하지 않은 풍경이 됐다.
삼성 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두 가지 방식으로 결제가 가능한 범용성도 갖췄다. 때문에 어느 매장에서나 사용 가능하다. 결제할때마다 쌓이는 리워즈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사용자들이 삼성 페이에 중독되는 이유다.
삼성 페이로 결제하더라도 삼성전자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거의 없다. 애플이 애플 페이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과는 상반된다. 다만 결제 수수료가 없다는 점은 카드사, 은행 등과 제휴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수익을 내주고 잠재적 구매자를 취한 셈이다.
삼성 페이의 성장은 곧 삼성 스마트폰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업계에선 삼성 페이가 갤럭시 스마트폰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는 점으로 갤럭시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페이를 한번 써 본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삼성 페이를 쓸 수 있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또 구매하게 된다는 얘기다.
어떤 혁신 기능들도 삼성 페이만큼 효과적으로 사용자를 잡아두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소비 활동만큼 가치와 빈도가 높은 행위는 드물다는 이유에서다.
삼성 페이의 성공은 지금까지 쌓인 숫자로도 확인된다. 삼성 페이는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이용자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누적 결제액만 18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결제 이용건수도 13억건을 돌파했다.
삼성 페이는 ▲온라인 결제 ▲멤버십카드 ▲교통카드 ▲은행 자동화기기(ATM) 입·출금 ▲가계부 기능까지 확장하면서 궁극적으로 대표적인 디지털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페이는 단순히 결제 서비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지갑을 대체하는 것이 목표"라며 "제휴 은행을 확대하고 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를 위한 미니 서비스도 계속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LG 페이는 상황이 좀 다르다. 삼성 페이보다 2년 정도 늦게 출시한데다가 전반적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적어 결제 문화의 축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LG 페이는 지난해 5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월드 IT(정보기술)쇼 2017’에서 처음 공개됐다. 같은 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LG 페이는 삼성 페이에 버금가는 기능을 갖췄지만, 후발주자의 약점을 메울 뚜렷한 강점이 없다. LG 스마트폰의 고객을 걸어 잠그는 역할을 기대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LG전자는 LG 페이의 사용자 수와 결제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는 100만명 이하로 추측하고 있다. 삼성 페이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 페이는 향후 서비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전방위로 진화해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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