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컬링 '팀킴' 기자회견 "억압·폭언·부조리에 두려움 느껴"

입력 2018-11-15 15:34   수정 2018-11-15 15:37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며 '영미' 열풍을 일으켰던 여자 컬링 대표 선수들이 기자회견을 연 이유에 대해 말했다.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여자 컬링 국가대표 '팀 킴'(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 '팀 킴'은 "진정한 가족 스포츠는 서로를 존중하고 충분히 소통하고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그 가족이라 칭하는 틀 안에서 억압, 폭언, 부당함, 부조리에 불안해했고 무력감과 좌절감 속에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더 이상 팀 킴은 존재할 수 없고 운동을 그만 둬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꼈다. 그래서 운동을 계속 하고 싶다는 절박함에 용기를 내 대한체육회, 경상북도, 경북체육회, 의성군에 호소문을 냈다. 그러나 최근 감독단에서 반박한 내용을 보면 저희들의 호소문이 전부 거짓인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왜 호소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 감독단의 반박에 대해 진실을 말씀드리고 저희가 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는지 다시 한 번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앞서 '팀 킴'은 지난주 대한체육회와 경북체육회, 경북도청, 의성군청 등에 호소문을 보내고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장반석 감독 부부에게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팀 킴'은 호소문을 통해 "김경두 전 부회장에게 욕설과 폭언을 셀 수 없이 들었다. 또한 김 전 부회장은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자신의 딸인 김민정 감독을 선수로 출전시키기 위해 김초희 선수를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하려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민정 감독은 훈련장에 거의 나오지 않았다. 선수들은 오래전부터 감독의 코칭 없이 훈련을 진행했다. 상금도 정산 받지 못했다. 경북체육회 여자 컬링 팀과 컬링 훈련장은 (김경두 전 부회장) 일가의 소유물이 돼서는 안된다. 해당 내용에는 어떠한 거짓도 없다" 주장했다.

이후 장반석 감독 역시 입장문을 내고 '팀 킴'의 주장을 반박했다. 장 감독은 지난 9일 선수들이 상금을 제대로 정산 받지 못했다는 내용에 대해 "2015년 선수들 동의를 받아 김경두 이름으로 통장을 개설했다. 이 통장으로 상금과 팀 훈련, 대회 참가 비용을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결혼과 임신 등을 이유로 김은정을 훈련에서 제외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김은정이 결혼을 하고 임신하겠다고 했다. 지도자로서 새로운 스킵을 찾아 키워야 했다. 특정 선수를 팀에서 제외하기 위해 훈련을 시킨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팀 킴'의 호소문과 관련해 오는 19일부터 특정감사에 돌입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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